[기사 수정 : 15일 오후 5시 10분]
"권력형 비리나 정권유착 비리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1개월 문재인 정부'에 내린 평가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과거 정부에서 일어나곤 했던 '권력형 비리'나 '정경유착 비리'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강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평가다.
이러한 평가는 15일 오전 11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나왔다. 권력기관 개혁 전략회의는 "권력기관의 개혁 성과를 점검하고 남은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전략회의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정해구 국정원개혁발전위원장, 한인섭 법무검찰개혁위원장, 송두환 검찰개혁위원장, 김갑배 검찰과거사위원장, 박재승 경찰개혁위원장, 유남영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장,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등 약 50여 명이 참석했다.
"국정원·검찰·경찰, 자체 개혁위 설치·운영해 상당한 성과 거둬"
문 대통령은 이날 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검찰, 경찰 모두 자체 개혁위원회를 설치·운영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라며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의 개혁성과를 차례대로 짚었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은 국내정보 부서를 전면 폐지해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완전히 차단했고, 준법지원관·인권보호관을 통해 인권보호의 수준을 크게 높였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는 검사인사제도를 정비하고, 법무부 탈검찰화와 검사파견 최소화 조치를 시행했다'라며 "검찰은 검사 직접수사 기능을 줄이고, 인권보호를 위해 인권부를 설치했다, 아울러 검찰권 행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였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은 집회시위 자유를 대폭 보장하고,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인권보장을 확대하는 등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 노력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 결과 우리 정부 들어 국정원, 검찰, 경찰에서 과거처럼 크게 비난받는 권력형 비리나 정권유착 비리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서 국정원의 경우 정치관여를 근절하고 해외·대북정보에 전념하자 국제사회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게 되었고,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가장 앞장서서 뒷받침하게 되었다"라며 특별히 국정원의 개혁성과를 추켜세웠다.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등을 염두에 둔 치하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도 개혁하는 만큼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각 위원회가 초석을 닦고, 국정원, 법무부와 검찰, 행안부와 경찰이 함께 힘을 모아 개혁의 법제화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라며 국정원 개혁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등과 관련한 입법을 '개혁 법제화' 사례로 들었다.
"100년 전 선조들이 온몸을 던져 타파하고자 했던 것"
하지만 문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는 아주 높다"라며 "국민이 만족할 만큼의 개혁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공권력은 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라며 "공공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기 위한 공권력이라면 국민 모두 공권력의 강화를 반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 검찰, 경찰은 오직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새로 태어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라며 "자유롭고 정의로우며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사용하고, 소임을 다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올해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권력기관이야말로 100년 전 선조들이 온몸을 던져 타파하고자 했던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가 강압적인 식민통치를 위해 행정, 입법, 사법의 모든 권력을 조선총독부에게 집중시킨 것과 다르게, 19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역인 안창호 선생은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나 모든 국민의 노복이다'고 말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주권자는 국민이며,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공공기관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항상 되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개혁의 제도화"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는 일제시대를 거치며 비뚤어진 권력기관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 버리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라며 "국정원·검찰·경찰 개혁은 정권의 이익이나 정략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시대적 과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개혁의 법제화와 제도화이다"라며 "입법을 통해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항구적으로 작동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또한 이들 기관의 감시·견제 대상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국정원 개혁법안, 공수처 신설 법안과 수사권 조정 법안, 자치경찰법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대승적으로 임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정원, 검찰, 경찰의 위상과 소임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 있다는 사실이 달라지지 않도록 입법에 힘을 모아 달라"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사법개혁도 더 이상 미물 수 없는 과제다"라며 "국민을 지켜주는 최후의 울타리로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해 달라"라고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입법 과정만 기다릴 수는 없다, 행정부 스스로 실현할 수 있는 과제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이행해줄 것을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원동력도 국민이고 평가자도 국민이다"라며 "국민과 함께,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눈높이까지 쉼없이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 모두 함께 지치지 말고 추진해가자"라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