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님이 너무나도 억울하게..." 한 보수유튜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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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대한민국 애국시민 여러분, 우리 박근혜 대통령님은 너무나 억울하게 파면 되셨습니다... 죄 없이 갇혀 계십니다."

'탄핵질의서'가 담긴 서류봉투를 들고 한 보수 유튜버가 국회 의원회관 2층 복도에서 카메라를 향해 소리쳤다. 보수 성향 단체 트루스포럼과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동구갑)이 주최한 22일 열린 간담회 직후 의원들에게 질의서 전달을 위해 밖으로 나오는 길이었다.

지난 8일 5.18 망언 공청회가 열렸던 의원회관 회의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행사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정면 반박하며 "언론의 거짓된 선동이 부른 사태"라고 규정했다. 5.18 망언 논란에 이어 탄핵 부당 주장까지. 보수 진영 발 '역사 부정' 논란의 연장선이었다.

'5.18망언' 공청회 이어 '탄핵 부정' 간담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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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이들의 탄핵 질의서를 직접 수령할 것으로 알려졌던 정종섭 의원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는 "정 의원이 질의서를 이곳에 와서 직접 수령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다 보니 정 의원이 오는 것 자체가 (행사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오시는 게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하셨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줄곧 정 의원의 생각과 포럼의 의견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이들이 설명한 정 의원의 인식은 큰 틀에서 '탄핵 부정'에 닿아 있었다. 김 대표는 "오늘 발표와 성명서는 정 의원과 상관없이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면서도 "정 의원은 헌법학자로서,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있었던 탄핵 사건에 헌법적 차원에서 재조명하고 반성적 재검토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행사 취지에) 동의하고 계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탄핵 부정론은 이날 행사를 찾은 보수 유튜버들의 채널에서 실시간 중계되고 있었다. 사인의 국정개입 사실 은폐, 사익 추구 관여 지원 등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정한 이유들은 "정치적인 판결"로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과정도 "이념적으로 편향된 법률가들의 자학적 역사관과 빗나간 정의감"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단정했다.

김 대표가 성명서를 낭독할 때마다 일부 유튜버들이 '맞습니다!'를 외치거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특히 자신들 단체를 '극우'라고 표현하지 말아주길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극우는 나치다. 국가사회주의 노동자당을 일컫는다. 우리는 사회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걸 주면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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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받아 가면 난리가 나요. 뭔지도 모르고 내려왔어요. 가지가지 한다 진짜... 일단 들고 왔다고 하면 다 받아야 하니까."

한 의원실 직원은 마스크를 푹 눌러쓴 채 취재진 틈에서 이들의 질의서를 수령해 갔다. 질의서 취지나 이들의 주장을 알지 못한 채 민원 전화를 응대하기 위해 이들을 찾은 것이다. 이들 조별로 나누어져 약 300명 의원실에 직접 전화해 질의서 수령을 요구했다.

수령 직후 반납한 의원실도 있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민원 해결을 위해 내려왔다가 이들에게 다시 질의서를 돌려주며 "보좌관님이 반납하라고 했다. 정의당한테 이런 질의서를 주면 어떻게 하나"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무작정 내려오라는 통보에 "일방적으로 오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이 전달한 질의서는 질문부터 탄핵 결정의 부당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트루스포럼이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에 공개한 국회의원 질의서를 보면, "탄핵소추에 찬성하셨는지, 그리고 현 시점에서 거짓선동으로 진행된 탄핵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여쭙는다"고 적혀 있다.

이들 단체는 ▲건국과 산업화 가치 인정 ▲북한 해방은 민족 사명 ▲굳건한 한미동맹 ▲박근혜 탄핵 사태 부당 ▲기독교 보수주의 등 5가지 지향점을 내건 보수 청년단체다. 지난 11일에는 부림사건 담당 공안 검사를 지낸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강사로 나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이념과 그 실체'라는 강의를 진행하기도했다.

한편,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망언 공청회에 이어 탄핵 부정을 시사한 간담회까지 주최한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소만 빌려줬다'는 해명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었다. 특히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망언 공청회에 이어 촛불 혁명을 부정하는 행사를 민의의 정당에서 또 다시 열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한국당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퇴행시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