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28일 오후 2시 5분]
확대회담 직전 : "비핵화 준비 됐는가?" - "그렇지 않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성공적으로 세계 언론에 데뷔하고 있다.
첫 번째 데뷔는 28일 오전 9시경(베트남 현지시각. 한국시각으로 오전 11시경) 이루어졌다.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직전, 모두발언을 마친 북한과 미국 양 정상에게 미국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돌발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 자신이 있는가?
"속단하긴 이르다고 생각한다. 예단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
두 번째 데뷔는 약 두 시간 후인 오전 11시 7분경(베트남 현지시각. 한국시각으로 오후 1시 7분)이었다. 역시 한 외신 기자가 물었다.
- 비핵화 준비 됐는가?
"그렇지 않다면 여기 오지 않을 거였다."
이 답변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이때까지 들은 답변 중에 제일 좋은 답변"이라고 답했다. 또한 몇 분 후 영국 BBC의 로라비커 기자는 트윗을 날렸다. "김정은이 기자들의 질문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김 위원장이 세계 언론의 질문을 받고 직접 답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차 회담에서는 이런 장면이 벌어지지 않았다. 세계 언론은 드디어 김 위원장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을 얻기 시작했다.
다음은 확대회담 시작 전에 이루어진 발언 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트럼프) "네 모두들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십니까. 모두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시죠? "
기자 "김정은 위원장님 비핵화 준비 됐나요"
김정은 위원장(이하 김정은) "그렇지 않다면 여기 오지 않을 거였습니다."
트럼프 "좋은 답변 들으셨죠? 이때까지 들은 답변 중 제일 좋은 답변을 들으신 것 같습니다."
기자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습니까."
김정은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트럼프 "네, 너무 크게 목소리 안내셔도 좋습니다."
김정은 (웃으며) "매우 궁금해 하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물론 다들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다들 조급해 하는 거 같습니다."
기자 "인권도 논의하고 있습니까?"
트럼프 "저희는 모든 것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함께 지켜보길 바랍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말씀을 드리고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갈 텐데요. 그렇지만 굉장히 이 생산적인 논의가 이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관계는 어느때보다 좋고 지금 더 좋아졌습니다."
기자 "종전선언 할 시간됐나요"
트럼프 "궁극적으로 우리는 아주 큰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하루나 이틀안에 되는 것 아니지만 앞으로 큰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 훌륭한 지도력 하에서 북한은 아주 성공적인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립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정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오늘 발표가 될 예정인가요?"
트럼프 "저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다만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할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1분이라도 (손가락 펴서 보여줌) 귀중하니까."
[1신 : 28일 낮 12시25분]
단독회담 직전 : 미국 기자가 질문하자 김정은이 답했다 "내 직감으론 좋은 결과"
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시각으로 오전 8시 55분께(아래 현지시각)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다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가 아니라 옳은 결과"를 강조했고, 김 위원장은 "노력한 결과를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 사이 우리가 많이 노력해왔고, 이제는 이것을 보여줄 때가 와서 하노이에 와서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우리 만남을 회의적으로 보던 사람들도 우리가 마주 앉아서 훌륭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해 마치 환상영화의 한 장면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도 역시 훌륭한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다시 함께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오늘 말고도 만날 것이다,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우리는 계속 만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어제 만찬 중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의 관계가 강하다는 것이다, 관계가 좋으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여러번 얘기했지만 북한은 경제적 강국(economic powerhouse)이 될 기회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앞으로 좋은 성공과 많은 합의를 이루길 기대한다"라면서 "속도가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 또 중요한 것은 지금가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이 전혀 없었던 데에 대해 김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두 사람의 대화에서 김 위원장이 하신 말씀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라면서 다시 "저는 서두를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마디 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한텐 시간이 귀중한데"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옳은 합의에 이르는 게 중요하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속도에 집중해선 안된다, 옳은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미국 측 취재진에서 김 위원장을 향한 질문이 나왔다. "자신이 있느냐"라는 물음이었다. 이 질문을 미국측과 북측 통역사가 동시에 통역했고, '시간이 없다'던 김 위원장이 답변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예단하지 않겠습니다만,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한 김 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에 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남북, 북중 정상회담 때에는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 자체가 없었고, 1차 북미정상회담 때엔 미국 측에서 질문이 나오긴 했지만 김 위원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기자의 돌발 질문에 김 위원장은 답변을 내놨다. 양 정상 모두에게 해당하는 질문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기 앞서 자신이 답변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마디 하라'고 한 데에 호응하려 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언론에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평가할만 하다.
양 정상은 호텔 내 정원을 산책하며 일대일 회담을 마친 뒤 오전 9시 37분께 양측 배석자를 참석시킨 확대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이후 확대정상회담은 업무오찬으로 이어지고, 합의문 서명식은 이날 오후 2시 5분으로 예정돼 있다. 이후 오후 3시 50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인 JW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