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제100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청산할 과제로 제시한 '빨갱이', '변형된 색깔론'을 두고, 정당들 반응이 엇갈렸다.
기념사 뒤 낸 논평에서 민주평화당은 "'빨갱이' 등 마타도어(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를 비하하는 것)를 통한 차별·혐오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박주현 대변인)"고 본 반면,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은 '빨갱이·색깔론을 청산하자'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오히려 국민들을 갈라놓는 데 쓰일 수 있다며 비판했다.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을 갈라놓는 불필요한 역사 논쟁을 촉발... 이미 철 지난 '빨갱이'라는 말을 되살려내 오히려 거꾸로 '색깔론'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갑자기 '빨갱이'라는 단어 언급... '색깔'을 언급하며 국민을 편 가르기 하고 싶은가" (자유한국당 장능인 대변인)
"협상 결렬에 대통령 역할 과대 포장... 북한 설득해야" 비판까지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 기념사와 관련해 "분열적인 역사관이 강조된 건 아닌지 우려된다"며 "각종 민생 추락에 대한 사과·반성이 없고, 국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을 향해 '북한 대변인'이란 지적도 했다. 이들은 추가로 낸 논평에서 "북미회담 협상 결렬은 국제 기준에 충실히 하는 한 충분히 예상 가능한 귀결"이라며 "협상 결렬에 문 대통령은 자신의 중재 역할을 또 과대 포장하기 시작한다. '북한 대변인'이 아니라 북한도 설득하는 노력도 좀 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이종철 대변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정의당의 관련 언급은 없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한반도 평화 공영과 국제 질서변화를 선도하는 '주도자' 역할에 매진할 것(이해식 대변인)"이라고 했고,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어제의 결렬된 북미정상회담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꽃샘추위로 여기고, 다가올 봄을 위해 닫힌 창을 열자"며 기념사를 환영하는 취지로 논평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서울 광화문광장 기념식에서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합의 불발'에도 단호한 문 대통령 "더 높은 합의 가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