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최종 단계'(final stage)에 돌입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곧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각) 8개월 동안 이어진 미중 무역협상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27일 정상회담을 열고 공식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전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한 미국은 2018년 7월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같은 해 9월부터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10%의 관세 부과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중국도 1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맞섰지만 대미 수입 규모가 작은 중국으로서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협상이 진전되자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을 보류하기도 했다.
WSJ가 공개한 합의안에 따르면 중국은 자동차 벤처 기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 제한 해제를 앞당기고 수입산 자동차 관세를 현행 15%에서 낮추기로 했다.
또한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중국석유화공)이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업체 셰니에르 에너지로부터 180억 달러 규모의 LNG를 수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역협상 타결 이후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중국이 보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다만 중국이 합의사항을 이행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위반했을 때 처벌하는 조항과 관련해 양측의 맞서고 있다. WSJ는 중국이 19세기 서방 국가들과 불평등 조약을 맺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양측 모두 불리한 합의를 했다는 자국 내 비판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WSJ는 시 주석이 유럽 방문 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가는 것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고 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트럼프 대통령도 미중 무역협상으로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더 큰 양보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