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맨발로 산호 바다 위를 걸어 미끼를 맡겨 둔 얼음집으로 걸어갔다. 노인은 언제부터인가 먹는 것이 귀찮아져서 점심 도시락은 잊은 지 오래였고, 그가 종일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뱃머리에 있는 물 한 병뿐이었다. 오늘도 종일 견뎌야 하기 때문에 소년이 한 잔 더 권하는 커피를 거절하지 않고 천천히 마셨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중에서)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가 처음 발표된 1952년 <라이프>지 9월호는 이틀 만에 5백만 부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인기였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로 1953년 플리쳐상,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 생전의 마지막 출판 작품이 됐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은 84일 동안 고기를 잡지 못하다 마침 먼 바다로 나가 이틀 밤낮으로 청새치 한 마리와 사투를 벌인다. 결국 성공한다. 그러나 귀환하다 상어에게 청새치를 모두 뜯기고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 깊은 잠에 빠져 사자 꿈을 꾼다.
커피를 마시고 고기잡이에 나선 노인은 상처투성이로 돌아와서도 소년이 건넨 커피를 마시는 걸로 끝난다.
이런 문학작품을 실제 커피로 표현한 '세계문학커피'가 등장했다.
출판사와 동네서점 등을 운영하는 콘텐츠 기획사 '우주소년'가 한국커피 로스팅 명가 '전광수 커피'와 손을 잡고, 세계문학커피의 첫 번째 커피 블렌딩 '노인과 바다'를 지난 18일 출시했다.
박우현 우주소년 대표는 "'노인과 바다' 커피 블렌딩은 주인공 산티아고의 강인함과 따뜻한 면모처럼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춘 커피"라며 "첫 모금에서는 묵직한 바디에 달콤함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껴지는 다크 초콜렛 맛과 입안에 가득한 부드럽고 구수한 여운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전광수 대표는 "갓 볶은 신선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면서 중력을 느껴보신 적이 있느냐"며 "온전히 나와 중력의 힘으로 내린 커피 한 잔. 불투명한 시대에 살아가는 불안정한 우리가 땅을 딛고 설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커피의 힘"이라고 말했다.
커피 맛을 10점 기준으로 표현했을 때 여운(9점)과 향미(8점) 바디감(7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으로 드라이아로마(6점)와 단맛(6점), 마지막으로 쓴맛(5점), 아로마(5점), 산미(4점) 순이다.
이번 제품을 기획·출시한 박우현 대표는 전광수 로스터의 자문을 받아 '아름다운가게'에서 공정무역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는 헤밍웨이의 말처럼 세계문학작품을 담은 커피 블렌딩은 앞으로도 계속 출시될 예정이다. '세계문학커피-노인과 바다'는 온라인 사이트(www.booktocoffee.co.kr)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100g에 9500원, 200g에 1만8000원이다. 제품에 대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이메일(coffeens@gmail.com)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