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삽을 뜬 서울시의 캠퍼스 타운 조성 사업이 올해부터는 4개 대학으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26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윤준병 행정1부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려대, 광운대, 세종대 중앙대 총장들과 캠퍼스타운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식을 맺었다.
캠퍼스타운은 일자리와 주거 불안 등의 청년 문제와 지역경제 침체 문제를 동시에 풀기 위해 2016년부터 '대학판 도시재생사업'의 성격으로 시작됐다. 대학이 인적 자원을 제공하고 서울시가 재정을 지원해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캠퍼스타운은 종합형(대규모)과 단위형(소규모) 사업으로 나뉘는데, 종합형 캠퍼스타운에 선정된 학교에는 4년간 총 100억 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2017년 시범 사업을 시작한 고려대는 2년간 약 30억 원이 지원됐으며, 남은 2년간 70억 원이 지원된다. 창업스튜디오 9개소와 창업카페 1개소를 운영한 결과, 고려대는 지난해 창업 1년 만에 연매출 28억 원을 달성한 입주 기업을 배출했다.
2018년 2월 21일 설립된 '고려대학교 ㈜AEOL(에이올)'은 제습‧환기‧공기청정 기능이 통합된 스탠드형 제품을 올해 상반기 중에 출시하려는 기업으로, 지난해 2월까지 총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날 사례 발표를 한 백재현 에이올 대표는 "삼성전자와의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 삼성의 매장에서 이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창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힘든 문제가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는데, 학교로부터 공간을 지원받은 후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고려대는 2019년 생존율 50%를 달성한 뒤 2020년 IPO(기업 공개), 2025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 2030년 세계 50위권 유니콘 기업을 각각 배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올해 가을학기부터 인공지능 관련학과를 개설·운영하고 고려대 인근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와 연계해 인공지능 분야의 창업 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려대의 '성공'에 힘입어 광운대, 세종대, 중앙대도 캠퍼스타운 조성에 동참하기로 했다.
광운대는 대학 자체적으로 ICT, 로봇, 융합기술, 전기전자 등 총 415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광운대는 이를 활용해 기술창업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학 내외에 창업 스테이션과 창업 카페, 비타민센터(창업 종합지원센터) 등 지원공간 3개소를 운영한다.
세종대는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IT 기술과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가 융합된 혁신창업 육성에 집중한다. 대학 소유의 나대지와 지하철역 인접 건물을 활용해서 '청년 가오누리'(창업지원센터) 2개소를 조성하기로 했다.
중앙대도 900여개 이상의 가족기업과 중앙대 창업펀드를 연계한 '중앙대학교 창업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이를 위해 흑석역·상도역 등에 창업지원시설 4개소를 조성한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어려운 경제를 극복할 효율적인 수단이 뭘까 고민이 많다. 혁신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상상력이 풍부한 대학가의 힘을 빌린다는 점에서 캠퍼스타운은 큰 의미가 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서울시는 5월에 시내 48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캠퍼스타운 정책협의회'를 열고, 사업 확장을 위한 추진계획을 수립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