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지만, 청와대는 인사검증의 문제만은 인정하지 않았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정한) 7대 원천 배제 기준에서는 걸리지 않았다"라며 "그러니까 검증 과정에서의 문제는 없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방어성 해명'을 넘어서 '면피성 해명'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브리핑한 발표문에서는 "청와대 인사 검증은 공적 기록과 세평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국회 인사 청문회와 언론의 취재는 검증의 완결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어떤 분야의 전문가나 능력있는 분들을 모시려고 할 때 꼭 등장하는 흠결 부분들이 있다"라며 "그것 때문에 7대 원천 배제 기준이 있지만 그것을 통과하더라도 국민 정서와 안 맞는 부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다 배제한다면 제대로 능력 있는 분들을 모시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윤 수석은 특히 '인사검증 책임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런 논의를 따로 한 적은 없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한 조동호 후보자 지명 철회 관련 발표문 전문과 윤 수석이 출입기자들이 주고받은 질의-답변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격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논의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조동호 후보자는 해외 부실 학회에 참석한 사실을 본인이 밝히지 않았고, 교육부와 관련 기관의 조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았기에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습니다.
청와대 인사 검증은 공적 기록과 세평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습니다. 국회 인사 청문회와 언론의 취재는 검증의 완결로 볼 수 있습니다.
해외 부실 학회 참석 사실이 사전에 확인됐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겁니다.
조 후보자의 다른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후보 지명을 철회하게 됐습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조금 전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청와대는 최 후보자의 입장과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관련 문제 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해외 부실 학회 참석 사실을 제외하고는 청문회 과정에서 지적된 흠결은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그럼에도 조 후보자는 5G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최 후보자는 해당 분야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장관으로 기용하려 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에도 7대 배제 기준을 적용하고 준수했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미흡했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한층 높아진 국민의 기준과 기대에 부합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7대 원천 배제 기준에는 걸리지 않았다"
- 아까 말한 내용 중에서 세평 부분을 여쭤보고자 한다. 저희가 느끼기에 조동호 후보자의 해외 부실 학회 참석에 대한 포함 여부가 세평에 포함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는데, 세평에서 이 부분이 걸러내지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고, 이를 앞으로 어떻게 보완할지 여쭤보겠다.
"원칙은 공적기록과 세평이 큰 틀이고, 지금 지적한 해외 부실 학회 참석은 그 세평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정확하지 않는다. 이것은 본인에게 질문한다. 그 학회에 참석했는지 여부와 그 학회가 부실 학회인지를 질문했는데 후보자로부터 '부실 학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그래서 검증 과정에서 이게 누락된 거다. 세평의 문제는 아니었다."
- 그러면 이번 건은 그런 부실 학회 참석에 대한 후보자의 답변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지 않고 지명 철회라는 형식을 택한 것인가?
"일단 (후보자는) 서약서를 쓰게 된다. 거기에는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거나 할 경우에는 관련 내용을 공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 기준들이 적용됐고, 그런 이유 때문에 지명 철회 절차를 밟은 것이다."
- 발표문을 보면 '해외 부실 학회 참석 사실 제외하고는 청문회 과정에서 지적된 다른 흠결들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다 확인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다른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은 청와대에서 다 알았지만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말인가?
"맞다."
- 그런데 지금 와서는 자진 사퇴할 정도로 이게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원래 청와대에서 판단한 것보다 지금 여론이 훨씬 안 좋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나?
"여러 가지 종합적인 판단이었다. 거기에는 그런 부분도 들어가 있을 수 있고, 당과의 협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단 한 가지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리고 7대 원천 배제 기준이 있지 않나? 그 부분에서는 걸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검증 과정에서의 문제는 없었던 것이다. 다만 국민 정서, 눈높이에 안 맞는 부분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 상황이다."
-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다 알고 있었지만 지금 여론이 안좋아서...
"그렇다. 이 부분이 예전에도 그랬지만 어떤 분야의 전문가나 능력있는 분들을 모시려고 할 때 꼭 등장하는 흠결 부분들이 있다. 그것 때문에 7대 원천 배제 기준이 있지만 그것을 통과하더라도 국민 정서와 안 맞는 부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다 배제한다면 제대로 능력 있는 분들을 모시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 국토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지금 부동산 투기 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같은데, 부동한 주임 장관인 국토부 장관의 경우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번질 수 있는 부동산 구입 내역이 있으면 그것은 청와대에서 미리 판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분이 교통 전문가다. 현재 걸려있는 국토교통부의 여러 가지 현안들 중에 교통 쪽 부분들이 있었고, 그래서 특별히 이 분을 모시고 했다. 집이 세 채가 있었다라는 부분들을 나름대로 소명했다. 그것이 법적인 기준이나 7대 원천 배제 기준에 어긋나지 않았다. 집이 여러 채이기 때문에 장관을 할 수 없다는 원칙이 있는 것도 아니다. 최종 인선 기준에는 그런 것들이 작용된 것이다."
"조동호 후보자 부실 학회 참석 알고 심각하게 생각"
-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닌 것 같다. 청와대 참모 중에서 혹시 이번 건과 관련해서 책임지겠다고 말한 분은 없나?
"어떤 부분에서 책임을 진다는 (것인지)..."
- 인사 검증을 잘못한 책임 말이다.
"어떤 인사의 검증을 잘못했다는 것인가?"
- 일단 두 명은 실패했지 않나? 그건과 관련해서 책임지겠다고 한 참모가 없었나?
"그런 논의를 따로 한 적은 없다."
- 없다는 말인가?
"그런 논의를 따로 한 적은 없다."
- 두 분의 낙마 형식이 다른데, 조동호 후보자는 자진 사퇴 의사를 혹시 청와대에서 타진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그런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형식(지명 철회)으로 나온 것인가?
"특별히 조동호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해 달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 이것은 저희가 말한 대로 (청와대 내부의) 논의 끝에 나온 결정이다."
- 해외 학회 문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동호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고려하지 않았던 것인가?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현 정부 들어서 장관의 첫 지명 철회인 것으로 아는데...
"맞다."
- 해외 부실 학회 참석이 확인되기 이전까지는 청와대에서는 지명을 철회할 의향이 없었던 것인지를 물었다.
"이런 상황은 논의 끝에 결정된 것이다."
- 부실 학회 참석 논란이 일기 이전에 그런(지명 철회와 같은) 기류가 있었느냐는 질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뒤에 심각하게 생각한 것이다."
- 그러면 없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그것 때문에 내부 회의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
- 조동후 후보자 지명 철회의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해외 학회 논란인가?
"그것은 그 중의 일부이다. 아주 결정적인 상황이 됐을 수도 있고. 부실 학회에 참석하면 학계에서 징계를 받는다고 한다. 이 내용들은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제가 정확하게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흠결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 첫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인데 청와대측의 코멘트를 부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없었다. 그리고 제 개인 의견을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부동산 투기 검증기준 포함 논의할 수 있다"
- 지금 일부 야당에서는 박영선.김연철 후보자 등에 대해서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 오늘 발표한 내용 외에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청와대 조치나 입장 같은 것은 없다고 이해하면 되나?
"현재로서는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질문 다 하라. 질문이 떨어질 때까지. 끝장 질문(에) 답변(하겠다). (일동 웃음)"
- 7대 검증 기준이 유명무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면 이것을 좀 더 국민의 눈높이라는 항목을 추가해서 좀 더 강화할 뜻이 있는지?
"그 부분은 한번 논의해 볼 시점이 온 것 같다. 지금 7대 검증 기준도 애초부터 갑자기 생겨난 것도 아니었고, 하다 보니까 5대에서 7대까지 넘어왔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한번 다시 검토해 봐야 될 시점이 온 것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것을 (청와대에서) 논의하지는 않았다. 논의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 발표문에서 '청와대 검증에 한계가 있어서 언론과 국회의 검증이 완결'이라고 했는데 언론과 국회에서 안 된다고 하는 다른 후보들도 많지 않나? 그 분들은 검증이 완결됐지만 그냥 가는 것이고, 두 분은 문제가 됐으니까 아웃된 것인가? 언론과 국회에서 '이 분들은 안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건가?
"(언론과 국회를 통해 추가적인 문제가) 나온다면 다시 검토해 볼 수 있다."
- 작년 5월에도 김기식 금감원장이 낙마한 다음에 조국 수석이 별도의 입장문을 내서 "송구스럽다. 향후 인사 검증을 더 철저히 하겠다"라고 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일곱 분 중에 두 분이 낙마하게 됐는데 또 "송구스럽다"라는 표현이 나왔다. 이번에도 표현으로 끝나는 것인가?
"현재로서는 저희가 논의한 내용만 말하는 것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나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종합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이런 부분들은 따로 논의할 수는 있을 것이다."
- 최정호 후보자는 자진 사퇴를 청와대에서 먼저 요구한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 본인 스스로 한 것인가?
"네."
- 김의겸 대변인건도 그렇고, 최정호 후보자도 부동산 투기 문제 때문에 자꾸 논란이 되고 있는데, 앞으로 추가적으로 검증 기준에서 부동산 투기 문제를 유력하게 검토될 수 있는지 설명 부탁한다.
"아까 답변한 내용과 비슷할 것 같다. 이 부분은 7대 검증 기준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과연 이것을 포함시킬지 여부는 검토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이 부분을 따로 해보자라고 논의한 적은 아직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계속 문제가 된다면 검토해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야당에서, 특히 자유한국당에서는 '7명 전원 불가' 입장을 표하지 않았나? 혹시 두 후보자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정무 라인을 통해서 야당과 협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런 문제로 야당과 특별하게 협상했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요구는 전달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것 때문에 협상하지는 않는다."
- 혹시 대통령 발언은 없었나?
"저희가 회의 내용과 회의 참석자, 그 회의에서 누가 어떤 내용을 발언했는지는 이제까지 밝힌 적도 없었다. 그런 관행에 양해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