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기장 내 선거유세로 인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받은 제재금 2000만 원을 황 대표가 대납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강기윤 후보와 함께 지난 3월 30일 경남축구센터 경기장 안에서 선거유세를 했다. 이에 프로축구연맹은 '선거운동 금지 규정'을 어겼다며 경남FC에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경남FC는 지난 2일 낸 입장문을 통해 "경기장 안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측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왔다"며 "명백하고 중대한 연맹 규정 위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남FC는 "이번 징계로 구단이 안게 될 경제적 손실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경남FC에 대한 징계 결정 뒤, 황교안 대표는 "축구장 유세 같은 문제는 내가 좀 더 조심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배상을 한다면 아마 선거법 위반이 될 것이다. 적절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의 이 발언은 경남FC의 제재금을 대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재금 대납의 선거법 위본 여부에 대해, 김종대 경남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5일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고, 지금 당장 선거법 위반이다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김 사무국장은 "경남FC가 구상권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법원에서 판결이 나와서 집행이 된다면 문제는 없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좀 더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재금은 도민 혈세... 어떤 형태로든 책임져라"
어떤 형태든 자유한국당이 제재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경남FC 서포터즈 연합회 홍광욱 회장은 "제재금 2000만원은 도민 혈세다. 당연히 자유한국당이 부담해야 한다"며 "구단이 자유한국당에 구상권을 청구하든, 아니면 손해배상을 하든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경남FC 서포터즈 연합회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축제의 장을 이기적인 행위로 망쳐놓은 본 사태의 대표자와 관련자들이 책임있는 자세로 경남도민과 축구팬들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장종하 경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황교안 대표가 경기장 안에서 금지되어 있는 선거유세를 하면서 경남FC가 제재금을 내게 되었다"며 "그렇지 않아도 경남FC는 재정이 어려운데 2000만 원까지 내야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 아직 대납 이야기가 없지만, 어떤 방식이든 해결해야 한다"며 "대납하지 않는다면, 경남FC에서 구상권이든 손해배상 청구든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황교안 대표를 향해 "매일 뻔한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탄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황 대표가 선거법 위반 때문에 경남FC 제재금 대납이 어렵다는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잘못은 한국당이 저질러놓고 벌은 엉뚱한 경남FC가 받았는데 한국당은 무책임하게 선거법을 거론하며 발을 빼는 모양"이라고 했다.
그는 "황 대표는 축구장 유세가 논란이 되자 '규정을 몰랐다', '규정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뻔뻔한 거짓말로 일관하더니 이제는 제재금 대납에 대해서도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경남도민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경남도민들의 세금을 낭비하게 만든 주범인 '세금도둑' 황 대표는 사재를 털어서라도 제재금을 대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경남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는 경남도지사가 구단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