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 이상이 한꺼번에 희생당했는데 그만 하라니, 또 기억하고 추모해야지."
"진상규명·특별수사단이 꼭 설치돼야 한다. 그래야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1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쏟아낸 말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경남공동준비위원회'가 연 '기억문화제'에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김현석(39)씨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직도 되지 않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형미(34)씨는 "며칠 전 영화 <생일>을 보고 많이 울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꼭 밝혀져야 한다"라며 "그래야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진실이 밝혀져야 희생된 아이들을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퇴근길에 현장을 찾은 허성무 창원시장도 서명에 참여했다. 그는 "잊지 않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추모 벽면에 헌화했다.
허 시장은 "한꺼번에 300명 이상이 희생됐는데 그만둘 수 없이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라며 "올해가 5주기인데, 5년 전 제대로 대처를 했더라면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희생된 어린 영혼을 추모하면서 다시는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특별수사단 설치를 위한 국민서명'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국민서명에는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국정원·기무사에 대한 즉각 수사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공조·수사해 살인자 찾아 처벌'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7시간 문서 공개를 거부한 사법부를 개혁하고 문서 즉각 공개'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계속돼야 한다"
경남공동준비위는 이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주제로 기억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참사 5주기를 맞았지만 304명의 억울한 희생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라며 "우리의 기억은 지나간 과거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살아있는 기억"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여러 단체에서 마련한 '리본 만들기' '버튼·머그컵 만들기' '석고 방향제 만들기' '사진전' 등을 함께했다.
이난희(창원여성회)씨가 정호승 시인의 시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를 낭독했고, 지역가수 박영운, 노래패 '바람꽃' '좋은세상' '우창수와 개똥이' 등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기억문화제 사회를 본 김혜란(방송인)씨는 "'기억' '책임' '내일'이라는 말이 참 무겁게 다가온다"라며 "300명 이상이 한꺼번에 죽은 게 아니라 한 사람씩 300번 이상 죽은 것이다, 그 가족과 이웃들은 계속 죽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진실이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 그런데 그만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책임자를 가려내서 처벌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5년 전에 했던 약속을 잊지 말고 다짐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부터 양산, 진주, 사천, 거제, 김해, 남해 등 경남 지역 곳곳에서는 '세월호 5주기 추모문화제'와 영화 <생일> 단체관람 등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