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을 맞이한 올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대장정 속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이 그 첫걸음이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아래 부마재단),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범국민 추진위원회'(아래 범국민추진위)는 2일 경남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대회'를 열고, 건의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범국민추진위는 건의문에서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을 청산하고 자유와 민주, 정의를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부산경남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역사이다"며 "평범한 국민이 이 나라의 진짜 주인임을 알게 한 살아있는 역사이며,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면면히 이어질 수 있게 한 바탕이다"고 했다.
범국민추진위는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재정립하여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통일에 원동력이 되도록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촉구대회에는 송기인 부마재단 이사장과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문정수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등이 참여했고, 부마민주항쟁 관련 인사와 시민들이 함께 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20일 사이 부산과 마산(창원)에서 시민들이 박정희 유신독재에 맞서 일어난 저항을 말하고, 10월 16일을 국가기념일로 하자는 것이다.
올해는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지 40년이 되는 해다. 올해 안에 부마민주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오는 10월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내, 해외 등 60만명 서명 참여
부마재단은 부마민주항쟁의 국가기념일 지정을 촉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서명운동을 벌여왔고, 이날까지 60여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부마재단은 이번 서명운동에 부산‧경남뿐만 아니라 서울, 광주, 제주 등 전국에서 시민들이 동참했고, 해외 동포까지도 온라인 서명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부마재단은 이날 각지에서 받은 서명지를 모두 모아 행정안전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부마재단은 "부마민주항쟁은 부산‧마산의 시민과 학생들이 유신독재에 항거한 대한민국 민주화를 앞당긴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2018년 3월 26일 '헌법 개정안' 전문에 4대 민주항쟁의 하나로 등재되어 있으나, 유일하게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헌법 개정안' 전문에는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6‧10민주항쟁이 들어가 있다.
부마재단과 범국민추진위는 서명운동 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벌여 왔다. 지난해 10~12월 사이 부산·경남·창원시의회는 각각 '부마항쟁의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2월 김세연‧민홍철‧전재수 의원실이 공동주최해 '국회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과거에도 부마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다. 2013년 9월 박민식 의원이 '부마민주항쟁의 기념일 제정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가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오거돈 시장, 김경수 지사, 허성무 시장, 송기인 이사장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부마민주항쟁 섹션(가칭)'을 구성하여 부마민주항쟁을 홍보하기로 한 것이다.
송기인 이사장은 "서명운동에 동참한 부산과 경남을 비롯한 전 국민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송 이사장은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그 정신과 가치가 제대로 정립될 때까지 전국민의 관심과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여야 의원 46명 '지정 촉구 결의안' 발의
한편 여야 국회의원 46명도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북강서갑)은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인 10월 16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10월 20일까지 부산과 마산 등 경남 일원에서 유신체제에 대항하여 발생한 민주화운동으로, 유신 시대 최초이자 최대의 시민 항쟁이라 꼽힌다"고 했다.
전재수 의원은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부마민주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이자 소중한 유산"이라며 "국가적 차원에서의 기념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에 수많은 시민들의 용기와 헌신이 녹아 있음을 환기함은 물론, 국민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기념일은 개별 법률로 지정하거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으로 지정할 수 있다. 근래에는 2‧28민주운동기념일과 3‧8민주의거기념일이 국회결의안 본회의 의결 이후 정부의 지정절차를 거쳐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