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6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의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집권여당 대표의 발언 탓으로 돌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이날 5월 3주차 주중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주간집계 대비 4.1%p 하락한 30.2%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주간집계 대비 4.6%p 상승한 43.4%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같은 기관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까지 좁혀졌던 양당 지지율 격차가 다시 크게 벌어진 결과였다(관련 기사 :
나경원의 '달창' 발언, 한국당 지지율에 역풍?).
그러나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통해 "집권당 대표 말 한 마디에 여론조사 결과까지 뒤바뀌는 세상"이라며 사실상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가 지적한 '이상한 여론조사', 불과 3일 만에 더 이상해졌다"
그렇다면 김 원내대변인이 의심한 "집권당 대표의 말 한 마디"는 무엇일까.
바로 지난 14일 열렸던 이해찬 대표의 정례 기자간담회 때의 일이다. 당시 이 대표는 13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5월 2주차 주중동향 조사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민주당(38.7%)과 한국당(34.3%)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원인을 묻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2주년을 기념해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를 했는데 1곳만 이상한 결과를 보도했다, 나머지는 (한국당 지지율과) 15%p 정도 차이가 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 전략기획국에서 취합·작성한 5개 기관의 조사 결과 비교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관련 기사 :
"한국당이 민주당에 근접?" 이해찬의 '여론조사' 유감).
김 원내대변인은 이 간담회 발언 등을 거론하며 "불과 3일 만에 이 대표가 지적한 '이상한 여론조사'가 '더 이상한 여론조사'로 뒤바뀌고 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리한 여론조사를 '이상한 것'으로 매도하는 집권당 대표나 집권당 대표 말 한 마디에 뒤바뀌는 조사 결과나 모두 정상은 아니다"라며 "역시 문재인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여론조사 '조작' 주장, 처음이 아니다
한국당이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MBC> 의뢰로 실시, 발표된 리얼미터의 차기 경남지사 지지도 조사 결과를 문제 삼았다. 해당 조사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파악되기 때문에 "여론조작"이라는 주장이었다(관련 기사 :
홍준표 대표 말대로 여론조사하면 과태료 받습니다).
최근엔 특정 현안이슈에 대한 조사결과에도 불신을 표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4월 24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 발표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관련 조사 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시 패스트트랙 대상인 선거제도 개혁·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검경수사권조정 등을 '개혁법안'으로 기술한 질문지를 문제 삼아 "국민 여론을 호도한 조사"라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오마이뉴스 조사는 질문이 잘못됐다? 한국당 자체 조사는 질문이 어땠을까).
한편, 리얼미터의 5월 3주차 주중집계 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응답률 6.5%)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