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달창' 발언 등으로 불거진 당의 막말 논란을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총에 장악된 일부 언론사, 민주당 정보원이 있다는 네이버 포털의 공동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즉, 한국당 인사들의 '막말'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정략적 의도로 짜여진 프레임에 의해 조성된 것이란 말이다. 그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저희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면 물론 스스로 조심하겠지만, 이렇게 편파적으로 극우 막말 프레임을 (한국당에) 씌우는 것은 도를 넘어도 지나치게 넘었다"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자신의 '달창' 발언에 대한 해명과 반박도 곁들였다. 자신이 극우 성향의 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 주로 쓰는 문 대통령 지지자 비하·혐오표현을 쓴 것은 '모르고 한 일'인데 언론 등에서 과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모두에게 혐오감을 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비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막말인데, 앞서도 설명했지만 저는 그 단어 뜻을 문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를 표현하는 용어 정도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 국민 모두도 그 단어 뜻을 '문빠'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일부 국어사전에서는 (그 단어를) 다른 용어로도 쓴다"며 "그럼에도 비속어로 통용되고 (비하·혐오 표현으로) 그렇게 사용된다고 해 즉각 사과했는데도 지난주 내내 방송과 신문, 그리고 민주당은 규탄대회까지 하면서 극우 막말 프레임을 들이댔다"고 말했다.
"네이버, 제 발언은 1주일 내내 하나의 창으로 묶어서 하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사이코패스' 발언과 김현아 한국당 의원의 '한센병' 발언 관련 언론 보도들을 비교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5.18 망언' 의원들을 징계하지 않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의사를 밝힌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아 의원은 이를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에 비유한 바 있다. 이들 발언 역시 정치권의 '막말'로 묶여 논란 중이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이정미 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방송 3사 중 MBC만 보도했는데 김현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3사 모두 발언했다"며 두 발언에 대한 보도 '양'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제 발언을 1주일 내내 하나의 창으로 묶어서 (게시) 했고 이정미 대표 발언에 대해선 창으로 묶인 기사가 많지 않았다"면서 네이버의 '의도'도 의심했다. 특히 "(포탈 댓글 조작) 드루킹 판결문 중 드루킹 진술을 보면, 김경수 경남지사가 '네이버에 우리 정보원이 있다'라는 언급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한국당의 막말 논란을) 언론은 편향적으로 보도하고 포털은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까닭은 결국 반(反)정부, 반(反)권력을 향한 목소리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 본다"며 "이는 전체주의 시작이자 표현의 자유의 탄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 여성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나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현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 인터뷰 중 부적절한 비유로 고통받고 계신 한센병 환우와 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저의 진심은 그게 아니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역사뿐 아니라 현실 속에도 존재하는 여러분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제 잘못이고 미숙함이다"며 "남은 의정활동을 성실하게 해 빚을 갚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