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대안,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의약품 성분인 세포주가 뒤바뀐 채 약 3700명의 환자에게 시술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에 대한 즉각적인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해 감사원의 특별감사와 수사기관의 수사,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인보사 사태 50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월 시판 중지된 인보사는 거의 두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먼저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인보사를 세계 최초로 허가해 준 당사자이며 이번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라며 인보사 사태에 대한 식약처의 대응에 의문을 표했다. 식약처가 지난 20일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현지실사에 돌입한 것은 "시간끌기와 늑장대응"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이외에도 ▲ 지난 4월 15일 중간보고 당시엔 검체 확보조차 못한 점 ▲ 인보사 투약 환자들의 추적 관찰을 코오롱 측에 위임한 점 ▲ 의약품 성분(세포주) 변경 사실을 미국 FDA를 통해 확인된 점 등을 거론하며 '식약처가 아닌, 정부 차원의 별도 기구를 마련해 이번 사태를 총괄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보사에 대한 즉각적인 허가 취소도 요구했다. "코오롱 측의 주장대로 세포주가 언제 변한 것인지 등은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은 코오롱 측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일 뿐, 앞서 허가 받았던 세포주가 아닌 인보사 허가 취소의 전제조건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또 "허가받은 세포치료제가 다른 세포로 둔갑해 3700명의 환자들에게 직접 투여된 것은 현행 약사법상의 즉각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110억 원 정부지원금 회수하고 법적 책임 물어야... 국회도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강조한 것은 '책임자 문책과 진상 조사'였다.
이들은 "인보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R&D사업으로 지난 3년 간 약 110억 원대의 정부지원을 받았다"며 "세포주 변경으로 그간 임상보고서 등의 모든 보고서가 대국민 사기인 것이 확실시된 지금, 국민세금으로 지원된 공작자금의 지원금 전액이 회수돼야 하고 연구진에 대한 법적책임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오롱 측에 대해서는 "가짜약을 투약한 환자들에 대한 치료비 전액환불은 기본이며 바뀐 세포를 투약한 환자들에 대한 피해배상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면서 "가짜약을 통해 국민과 정부 기관을 기망한 책임도 형사처벌을 포함해 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상 조사 방법에 대해선 ▲ 식약처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 및 수사기관의 수사 ▲ 국회의 '인보사 청문회' 등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이들은 "인보사의 임상실험 허가 및 시판허가 전반에 대한 직무유기 및 방임, 기업 로비 여부 등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객관적인 기관의 감사와 수사기관의 전문적인 수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국회를 향해선 "코오롱 인보사 대국민사기 사태에 대한 의혹을 밝히기 위해 나서야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인보사 사태에는 보건복지 부분을 넘어서 주가조작, 청부입법 등 전방위적인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답변이 필요하다"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사실규명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