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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기자말]
 서울 지하철 1호선의 경부선 급행열차 모습. 개편 이후 도리어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경부선 급행열차 모습. 개편 이후 도리어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 박장식
 
처음은 창대했던 개편이었다. 하지만 야심차게 기획했던 개편이 숱한 사람들의 '지각 시말서'만을 남기고 누더기가 되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개편, 그중에서도 경부선 급행 확충을 골자로 한 개편이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 여러 번 다시 개편안을 내놓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개편 이후 시간표 조정만 한 달 사이 세 번째다. 1월 8일에 한 번, 14일에 한 번, 그리고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1월 28일에 한 번 더 개편이 일어났다. 1호선이 지나는 백여 개의 역마다 야심차게 붙여두었던 열차 시간표는 벌써 여러 겹 덧칠이 된 모양새이다.
     
벌써 네 번의 개편을 거쳤다. 시간표 개정 후 재개정까지 통상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만을 짐작할 만하다. 실제로 개편 직후 출퇴근시간대 일부 열차가 30분 이상 지연되어 통근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광역철도의 장점인 정시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급행열차의 횟수가 늘어난 대신 '급행열차 같지 않다'는 불만도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운행 횟수가 늘어나 대기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정차 횟수도 늘었고,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대피선으로 인해 급행열차가 완행열차를 추월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개편 이후 급행열차가 완행열차의 뒤꽁무니를 따라가는 일도 적잖았다.

매일 1호선을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권 대학으로 통학한다는 대학생 김모씨는 "계절학기 때문에 통학을 해 보니 예전보다 급행이 느려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급행이 신호대기 때문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지각을 한 이후로는 10분 일찍 나와 앞 열차를 타곤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들이 많이 이용했던 출퇴근 노선인 서울-천안, 신창 간 급행열차가 폐지된 것도 반발을 불렀다. 무궁화호에 준하는 속도로 출·퇴근할 수 있었던 열차인 데 반해 대체수단 없이 폐지되어 해당 열차를 이용하던 의왕, 군포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코레일은 1월 조정으로 해당 열차를 절반 정도 되살렸다.

부족한 대피선, 지연 대비 못 해 아쉬워
 
 지난해 12월 30일 한국철도공사는 경부선 급행열차의 시종착역을 청량리역으로 연장하면서 운행 횟수를 확대했다. 하지만 그 이후 더욱 많은 논란이 생겨났다.
지난해 12월 30일 한국철도공사는 경부선 급행열차의 시종착역을 청량리역으로 연장하면서 운행 횟수를 확대했다. 하지만 그 이후 더욱 많은 논란이 생겨났다. ⓒ 박장식
 
대피선이 부족한데다, 무용지물로 기능했던 점도 큰 문제였다. 이번 개편을 위해 군포역과 금천구청역에 대피선을 설치했는데, 막상 금천구청역에는 출퇴근시간 급행열차가 정차해 대피선이 사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급행열차가 금천구청역에 정차하면 군포역을 지난 상황에서는 완행열차의 추월이 종착 때까지 불가능하다.

현재 경부선 구로-병점 29.8km 구간에는 수원역과 군포역, 금천구청역에만 대피선이 설치되어 있다. 경부선 급행열차의 운행 간격은 약 30분. 경부선의 지연이 잦고 완행열차가 구로-병점 구간에서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는 점이나 경부2선에서 화물열차도 운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피선 3개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급행열차 운행이 활발한 서울 9호선 연쇄 지연의 대다수가 대피선이 없는 역에 정차한 완행열차로 인해 급행열차가 터널 안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많아 생겨난다. 대피선이 4~5개 역마다 설치된 9호선도 완행열차를 추월하지 못해 생겨나는 지연이 적잖은데, 현재 1호선에도 똑같은 문제가 더욱 길게 일어나고 있다. 선례를 살피지 못한 한국철도공사에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하나의 문제로는 급행열차의 확대로 인한 완행열차 축소에 있다. 기존 천안-병점 구간 완행열차의 배차간격은 약 20분 정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1차 개편 당시 급행열차의 확대로 인해 완행열차가 일부 사라져 완행열차 정차역에서는 최대 30분까지 배차간격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연까지 겹쳐져 완행열차에 대한 차별 여론이 지역에서 대두되기도 했다. 특히 경부선의 급행열차 미정차역 중 송탄역, 지제역 등 SRT 이용객들이 몰리거나 지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역이 적잖기에 그러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국철도공사는 일부 급행열차를 완행열차로 재전환했다.

"4월 대개편 통해 대대적으로 열차 시간표 바꾸겠다"
 
 누더기가 되어버린 1호선 시간표. 서울 신도림역에 붙은 1호선 시간표 위에 여러 안내가 덧붙어 있다.
누더기가 되어버린 1호선 시간표. 서울 신도림역에 붙은 1호선 시간표 위에 여러 안내가 덧붙어 있다. ⓒ 박장식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1월 28일까지 이루어진 시간표 개정 등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손을 보고 있다"며 "민원 사항 등을 취합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찾아 시간표 부분 개편으로 조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2월 30일 개편을 통해 이용객 편의 등 여러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는데 심도 있게 고려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1월 28일 있었던 보완 개편 후 근본적인 지연 원인을 개선하기 위해 작업 중에 있다"며 재개편 계획을 밝혔다.

지난 4일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뮬레이션의 한계, 준비 부족 등으로 인해 지연사태를 빚게 되었다. 계속 시간표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라면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더불어 "4월 대개편을 통해 대대적으로 열차 시간표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연선 주민, 통근객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개편은 쉼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대신 그러한 개편이 이루어지기 전, 주민들에게 충분한 안내와 정보 공유를 통해 이용객들이 이러한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개편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시키는 것이 한국철도공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과일 듯하다.

#1호선 개편#급행열차#수도권 전철 1호선#광역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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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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