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사상구)이 12일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도 한국당에는 소위 '투톱 정치'밖에 보이질 않는다"라면서 사실상의 국회 복귀를 주장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인천 미추홀구을)이 지난 5월 28일 한국당 내에서 처음으로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주장한 이후 두 번째로 당내서 제기된 복귀 의견이다(관련 기사
한국당 내 첫 국회 복귀 목소리... 윤상현 "특별한 명분 필요없다").
장 의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글을 올리면 또 '내부 총질'이라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하겠지요, 그러나 단 하루를 정치하더라도 너무나 뚜렷한 민심 앞에서 눈을 감고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침묵'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국회 복귀 주장을 펼쳤다.
그가 국회 복귀 이유로 제시한 것은 '민심'이었다. 장 의원은 "대부분의 (지역구) 구민들은 '한국당 뭐하고 있냐'고 혼을 내신다, '민주당을 더 혼내주셔야죠'라고 말씀드리면 '그 놈이나 이 놈이나 다 똑같아'라고 말씀하신다, 감히 저는 이것이 민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의 스케줄, 온통 이미지 정치뿐... 지금 정국이 한가한가"
무엇보다 장제원 의원은 현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전략이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장 의원은 "이토록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 한국당에는 소위 '투톱 정치'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제왕적 당대표제'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스톱 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라며 "지금 이 정국이 그토록 한가한 상황인지 당 지도부께 충정을 가지고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도 지적했다.
즉, 당 지도부가 제대로 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채 국회 파행을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당내에는 '침묵의 카르텔'만 흐르고 있다, 건강한 비판은 사라진지 오래"라며 "진정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의원의 모습이 하루종일 지역구에서 구민들과 악수하고 다니는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또한 "정말 싸우려고 한다면, 결기를 가지고 똘똘 뭉쳐 장외로 나가 문재인 정권이 백기를 들 때까지 싸우던지, 아니면 국회 문을 열어 제치고 원내 투쟁을 하던지"라며 "우리가 지금 국민들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대통령 명령한 추경 통과에만 관심 있는 여당 탓에..."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 때도 청와대와 여당 탓에 국회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지금 청와대, 여당 태도를 보면 그저 '야당은 무조건 복귀해라, 복귀해서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통과시켜달라'다"라며 "추경이 정말 필요하다면 경제실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책 결정권자 등을 불러다가 청문회를 한 번 하자고 하니 그것도 묵묵부답이다, 그러면 이 엉터리 같은 추경만 통과시키려고 국회를 해야 합니까"라고 주장했다. 또 "이 모든 것의 근원이 청와대에 있다고 생각한다, 청와대가 야당을 야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회 정상화 합의를 위한 조건으론) 두 가지 트랙으로 보고 있다"라며 "여당이 앞으로 날치기 패스트트랙 강행하지 않겠다는 것을 담보 받는 것과 정부·여당이 지금 추경을 고집하고 있는데 경제 실정에 대한 정책 전환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 정상화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야당이 발목 잡는 게 아니다"라며 "(여당이) 대통령이 명령한 추경 통과에만 관심이 있으니 (정상화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그는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거론한 장 의원 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