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인연은 없습니다. 다만, 그분을 존경하는 마음에 찾아왔습니다."
고 이희호 여사의 영정 앞에 흰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려놓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지사는 12일 오후 1시 45분쯤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아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경기도 임채호 정무수석, 김용 대변인 등도 함께 조문했다.
헌화를 마친 이재명 지사는 고인의 삼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위로하고, 빈소 옆에 마련된 식당에 잠시 들렀다.
이재명 지사는 조문객으로 가득 찬 식당 입구에서 설훈·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신낙균 전 의원과 반갑게 악수하며 한동안 대화했다. 이 지사는 이어 식당 안쪽으로 들어가 권노갑·배기선 전 의원, 박광태 전 광주시장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도 악수를 했다.
빈소를 나선 이재명 지사는 '이희호 여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고인은) 우리나라 여성 운동의 선구자이시고,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민주주의를 만드신 분"이라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답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전날(11일) 페이스북에 올린 조문을 통해 고 이희호 여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이 지사는 "여사님께선 1세대 여성 운동가이자 서슬 퍼런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민주주의자이셨고, 깊은 신앙심을 평생의 삶으로 체현하신 참된 신앙인이셨다"며 "김대중 대통령님과 인생의 동반자로서 정치적 동지로서 '행동하는 양심'이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어 "우리는 여사님께 큰 빚을 졌다. 그 빚을 다 갚지 못했는데, 더 나은 세상, 더 평화로운 세상을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이렇게 떠나보내 참으로 애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지사는 "여사님과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길, 민주주의와 평화의 길, 그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으로 제 존경의 마음을 바치겠다"고 다짐한 뒤, "여사님, 그리운 김대중 대통령님과 함께 부디 평화로운 안식을 누리시길 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