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를 하면 답례품이라는 걸 준다. 최근 가족끼리만 모인 조카의 돌잔치에서도 올케가 답례품을 준비했다며 내민 것이 세 가지 사이즈의 광목주머니와 소창면보이다.
광목주머니는 쓰임이 다양해 장바구니 대용으로도, 파우치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이미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의 파우치가 있어 수시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 광목주머니는 시장에서 장을 볼 때, 검은 비닐에 넣어오지 말고 바로 파우치에 넣으라는 게 주 용도이지만, 물건의 쓰임이야 쓰는 사람 나름이다.
장바구니
장바구니는 습관이 되었다. 가방에 늘 하나씩은 들어 있다. 요즘엔 장바구니도 예쁜 디자인으로 많이 나온다. 재래시장을 가보아도 장바구니는 많이 들고 다니는 것 같다. 장바구니도 여러가지를 사용해보면 예쁘기만 하고 많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있고, 꽤 실용적인데 예쁘지 않은 것도 있다. 디자인은 기본이고 접어서 가방에 넣었을 때의 부피와 실제 얼마나 많은 양이 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산 것들을 꺼내놓을 때 가장 안타까운 것이 포장재이다. 저녁식사를 위해 요리 좀 했다 하면 비닐들이 쏟아져 나온다. 비닐만 달랑 분리수거를 한다고 해서 재활용이 되는 것이 아니다. 비닐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제거해야 하고, 음식이 묻은 비닐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버려야 재활용이 된다. 분리수거를 해도 실제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사실 좀 귀찮다. 그래도 하다보면 적응이 된다. 그래서 이미 포장이 된 물건을 사야할 땐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면 비닐 없이 바로 장바구니에 받거나, 선물 받은 광목주머니에 받으려 한다.
면생리대
면생리대를 사용한 지는 3년이 넘었다. 마음 먹고 써봐? 하며 구입해서 썼지만, 사용하고 나서 그 어떤 불편함도 없었다. 왜 이제서야 썼을까? 하는 후회를 했을 뿐이다.
거의 25년을 일회용 생리대를 쓴 것을 생각하니 그간 쓴 돈만 해도 적지 않은데, 이제 생리를 하고 살아온 날들보다 폐경기가 가까워지니 하지 않고 살 날이 적게 남아 아쉬울 뿐이다.
세탁기에 넣지도 못하고 손으로 쪼물쪼물 빨아쓰는 게 물론 수고로운 일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으며, 생리통을 감소시켜주고,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매달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게 준다고 생각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물론 물도 낭비하지 않으며 생리대를 빨아야 하겠지만. 참고로 샤워할 때 따뜻한 물이 나오기까지 잠시 동안, 면생리대와 속옷을 쪼물쪼물하면 물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핏물은 차가운 물에서 잘 빠지기 때문에 생리대는 차가운 물에 빨아야 한다.
원래 나는 특별히 컨디션이 나쁠 때가 아니면 생리통이 크게 없는 편이었지만, 면생리대를 사용한 후부터는 특히 생리통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제일 만족스럽다. 생리컵도 알게 되었지만, 이번 생엔 면생리대로 마감하려 한다. 지금 구입해둔 것만으로도 폐경이 올 때까지 충분히 쓰고 다시 구입할 일은 없을 듯하다.
텀블러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고가의 텀블러가 엄청나게 판매되고 있다. 텀블러를 1000번 이상을 사용해야 환경보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생산 단계에서 소모되는 자원이 일회용컵보다 훨씬 많고 세척 단계에서 사용되는 물과 세제 등이 결국 환경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디선가는 텀블러를 6개월 이상 사용하면 부식이 되고, 중금속이 나온다고도 한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어느 것이 정확한 정보이고, 어느 만큼이 믿어야 할 정보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깨끗이 씻어 쓰고, 눈에 보이는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열심히 쓰고 있다. 심지어 6개월마다 텀블러를 바꾸더라도 일회용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컵을 쓰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고가의 텀블러를 수집하며 사 모으기도 한다는데, 그 어떤 귀한 고가의 무엇이라도, 제 소임을 다해 쓰일 때 진정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손수건
선물받은 소창면보 또한 쓰임이 다양하지만, 나는 손수건으로 쓰기 시작했다. 손으로 쪼물쪼물 빨아 곱게 개어 가방에 넣어다닌 지가 한 달이 지났다. 한 번도 꺼내 쓰지 않고 가만히 넣어 다녔다. 그랬다. 가방에 넣어두고도 손수건의 존재 자체를 잊고 있었고, 여행용 휴지를 꺼내어 썼다. 심지어 어느날은 휴지가 다 떨어져 없다고 하며 어찌할지 몰라 했던 적도 있다.
한 달 만에 알았다. 그동안 손수건을 넣어 다니면서도 한번도 꺼내 쓰지 않았으며,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후로부터는 무시로 꺼내 쓰기 시작했다.
손수건을 쓰게 된 게 아마 7~8년만이지 싶다. 대부분의 엄마라면 그랬듯 아이가 어릴 땐, 아이들을 위해 손수건을 몇 개씩 넣어 다니며 사용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서부터는 손수건 같은 건 챙기지 않았다. 여행용 휴지만 몇 개씩 미리 사두곤 했던 것이다. 몇 년 만에 다시 사용하게 된 손수건. 실은 아직도 익숙지 않다. 그래도 가방에 손수건이 있다는 건 잊지 않았다.
그 와중에 또다시 손수건을 선물받게 되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던 형부가 손수건을 몇 개 사 와서 처제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어 콧물을 닦기엔 아까울 것 같지만, 소창면보 손수건과 함께 곱게 써보려 한다. 때론 "손수건 빌려드릴까요?" 하는 말도 건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