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again) (만났다)"
"다시 (again)"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악수했다. 28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났다.
비건 대표는 한 손에 서류가 가득 찬 파일을 들고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 표시가 겉면에 새겨진 파일 여기 저기에는 중요한 표시라는 듯 접착식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같은 시각, 외교부 청사 1층 앞에서 대북 제재를 반대하는 이들 15여 명이 "노 생크션(No sanction)"을 외쳤다.
"한반도 비핵화, 평화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하자"
한미 양측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이후 일주일여 만에 만났다. 그 사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은 친서를 공개했다. 교착국면을 이어갔던 북미가 실무회담 등 대화를 시작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양측 대표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해 30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다룰 대북 의제를 조율했다.
이 본부장은 협의에 앞서 "우리 대통령들께서 성공적인 회담을 가지실 수 있게끔 같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많은 외교적 교류가 있었다, (이러한 교류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게 그 방법과 수단을 논의하자"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주에 조심히 돌아가셨길 바란다, 오늘 논의를 기대한다"라고 답했다.
한편, 북은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과 27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문을 통해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바 있다. 외무성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언급은 별도로 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북을 향한 적대행위를 하고 있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실무 당국자를 비판했다.
북이 불만을 드러낸 미국의 적대행위란,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를 1년 연장하고 북의 인권 상황을 지적한 것을 뜻한다. 이어 다음날(27일)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미국에 북미정상회담을 위해서는 '올바른 셈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에서 북에 요구한 ▲ 핵무기·핵물질 반출 ▲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가 아닌 다른 방안을 가져오라는 주문이다.
이 본부장과 1시간여 대화를 나눈 비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5시 김연철 통일부장관을 만날 계획이다. 이들은 남북관계와 대북 식량지원 현황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