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집권 여당이 국회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다면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적극 협력할 의지가 있다."
장기 파행 끝에 여야 5당대표 모임인 초월회에 얼굴을 비춘 황교안 대표가 또 다른 '국회 정상화'를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로 겨우 문을 연 국회에 '완전한'이란 수식어를 붙여 추가 협상을 요구한 것이다. 넉 달 만에 초월회에 참석한 황 대표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지 4분 여 만에 부대변인단 오찬 약속을 이유로 자리를 떠났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미 지난달 28일 의원총회 추인 직후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을 선언했지만, 황 대표는 이처럼 전혀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들며 무조건 국회로 들어오라는 것은 제1야당을 대하는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패스트트랙 절대 철회 못하고 추가경정예산안 분리 심사도 받아들일 수 없다, 모두 안 된다며 정상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분노한 이정미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 상대 당 대한 예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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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한 이정미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 상대 당 대한 예의 아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초월회에 참석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교체를 비판하며 "집권여당이 선거 개혁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반드시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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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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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3당 합의 이후 단계로 제시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정상화를 빌미로 무조건 협조해줄 수 없다는 으름장이었다. 이해찬 대표는 앞서 황 대표를 향해 "예산결산위원회를 비롯한 한국당 몫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주길 바란다"면서 "그래야 추경과 법안 심사가 가능하다. 국민은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가 어떤 성과를 남길지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님을 못 뵙고 당 대표 임기가 끝나는 줄 알았다."
오는 13일 임기를 종료하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황 대표에게 뼈 있는 인사를 던졌다. 황 대표의 발언에도 몇 가지 의문점을 남겼다. 이 대표는 "황 대표의 발언을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국회 정상화에 아직도 전제 조건이 남았나? 정상화 아직 합의 된 게 아닌가? 뭐가 더 남았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작 이날 회의에선 넉 달 지각한 황 대표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됐다. 민주당이 한국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정의당 소속인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교체하고 1당과 2당이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위원장 직을 나눠갖기로 한 사실에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이정미 대표는 특히 "한 상임위원장을 당사자는 물론 그가 속한 정당에 양해도 없이 교체하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고 상대 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면서 "의사 일정을 정상화 한다는 이유로 민주주의의 정상 기능을 되찾게 하는 선거 개혁을 불투명하게 만든다면 소탐대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어 "선거 개혁으로 대결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는 민주화 이후 30년 만에 찾아 온 것"이라면서 "집권여당이 선거 개혁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반드시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와 만나 "(이 대표의) 상황 인식이 잘못 돼 있어 우리 당으로선 여러 유감을 표했다"면서 "(교체 사실이) 사전에 이야기가 됐단 식으로 알고 있던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또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항의를 전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합의를 이행할 수밖에 없다면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 선택권을 얻어 심 의원에게 해당 직을 다시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정의당이 갖고 있던 위원장을 뺐는다는 것은 너무 박절하다"면서 "기왕에 1당과 2당이 합의해 심상정 위원장을 뺀다면 민주당이 정개특위의 권한을 맡아 심 의원에게 다시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해찬 "국회 방북단 구성 제안" 황교안 "한국당도 할 일 하겠다"
남북미 정상 회동과 북미 정상회담을 의제로 다룰 땐 모처럼 큰 틀에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해찬 대표는 특히 이 자리에서 국회 차원의 방북단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회 여야 5개 정당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길 염원한다"면서 "방북단을 구성해 남북 국회 회담 등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인도지원,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현안을 논의할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특히 높이 평가하면서 "아주 의미가 있다"고 추켜 세웠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포괄적 합의를 언급했고 이를 위한 실무 협의에 관한 말씀도 했다. 아주 의미가 있다"면서 "북핵 폐기와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에 우리 당도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는 이 대표의 방북단 제안에 "전적으로 찬동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황 대표도 마침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에 한국당도 기여할 일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제안한 평양 방문단을 심도있게 논의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미 대표 또한 "판문점 세기의 만남 이후 국회가 항구적 평화를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우리 스스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회담에 동참하지 못한 사실에 비판적 시각을 던졌다. 손 대표는 "한반도 문제로 대한민국 영토에서 이뤄지는 회담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완전 배제된 것은 대단히 우려를 표한다"면서 "대한민국 외교가 자칫 코리아 패싱으로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대비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드디어 하나가 됐네, 이제."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초월회 시작 전 5당 대표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면서 '하나 됨'을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회의를 열며 "긴 공전 끝에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 의장으로서 긴 안도와 함께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비 온 뒤 땅 굳는다는 속담처럼 정치권도 합심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