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링룸에서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관련 정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우리 정부는 불충분한 사유에 기인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유감의 뜻과 개정안 철회의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2019.7.24 ⓒ 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24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이를 "동북아 안보협력 근간을 흔드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비판하고 개정안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아침 산업부는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입법예고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의견서를 제출했다"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성 장관은 "이번 조치는 한일 양국 기업간의 선량한 거래를 방해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바세나르체제의 기본지침에 위배된다"라고 지적했다.
바세나르체제 기본지침은 1조 4항에서 특정 국가를 지목해 적용하거나 선량한 민간 거래를 방해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 장관은 "호주그룹 가이드라인(제1조)은 '생화학무기 확산 및 테러리즘에 관계없는 생화학물질의 무역과 국제협력을 방해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라며 "무역과 국제협력을 방해하는 일본 조치는 호주그룹 가이드라인에도 위배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 장관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국제 규범에 어긋난다"라며 "글로벌 가치사슬과 자유무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라고 경고했다.
또 성 장관은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 제외는 핵심소재 분야에 있어 양국간 교역의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양국간 교역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면서 "핵심소재의 교역이 차단되거나 지연될 경우 양국간 공급망에 심각한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성 장관은 "일본의 조치는 대량파괴무기 확산 방지를 위해 회원국간 집단적 협력과 신뢰관계에 기반하고 있는 국제수출통제 체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지난 60여 년 이상 발전시켜 온 공생‧공존의 한일간 경제협력의 틀이 깨어지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라면서 "한국 정부는 금번 문제 해결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이미 시행 중인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근거없는 수출규제 강화 조치의 즉각적인 원상회복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철회 ▲국장급 이상의 양자 협의회에 응할 것을 일본 측에 재차 촉구했다.
15쪽 분량의 정부 의견서는 성 장관 기자회견 직전에 일본 경제산업성에 이메일로 송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