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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7월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의 빗물 지하 배수 터널로 내려간 노동자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1일 오전 5시 40분경 전날 실종된 현대건설 직원 안아무개(30)씨와 협력업체 미얀마인 직원(24)의 시신이 발견돼 1시간여 만에 목동 이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미얀마인 직원과 함께 현장에 내려간 또다른 협력업체 직원 구아무개(66)씨의 시신은 전날 오전 10시 26분에 발견됐다.

이번에 사고가 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은 6월 30일 준공됐다. 양천구의 침수를 막기 위해 지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월동에 설치된 이 시설은 빗물을 받아놓았다가 일정 수위에 오르면 자동으로 수문을 열어 안양천 쪽으로 물을 빼낸다.

양천구는 이 배수터널의 운영을 맡고, 현대건설이 운영 지원과 현장 안전관리를 맡아왔다.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8월 1일 오전 갑작스러운 폭우로 사망자들을 낸 서울 양천구 빗물 펌프장 사고 현장에서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8월 1일 오전 갑작스러운 폭우로 사망자들을 낸 서울 양천구 빗물 펌프장 사고 현장에서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 서울시 제공
 
협력업체 직원 2명이 터널 내 가설 전선을 걷기 위해 현장으로 내려간 시각은 7월 31일 오전 7시 10분. 이들이 현장에 내려간 지 6분 만인 7시 16분부터 8시까지 신월동 일대에는 37mm의 비가 내리면서 7시 30분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양천구청은 "담당 남아무개 주무관이 7시 31분 시운전 업체 유아무개 부장에게, 7시 38분 현대건설 김아무개 과장에게 '수문이 열릴 것 같으니 현장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전화 요청을 각각 했다"고 밝혔다.

7시 40분 수문이 자동개방 된 후, 7시 50분 이미 투입된 노동자 2명을 대피시키려고 내려간 현대건설 안 대리마저 급류에 휩쓸려  참변을 당했다.

현대건설 측은 "7월 28일 시운전 과정에서 유입수의 현장 도달이 49분정도 걸렸다. 안 대리가 대피시간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당일 유입수가 현장에 도달한 시간은 23분에 불과했다.

이번 참사는 ▲ 일정 수위에 이르면 자동으로 열리는 수문 통제권을 둘러싼 양천구청과 현대건설의 책임 공방 ▲ 호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하 작업자의 안전 확보 ▲ 비상 상황에서 지상과 지하 작업자의 불통 책임 등 여러 가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여름휴가(7월 29일~8월 2일)차 지리산 등산중이었던 박원순 시장도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31일 서울로 올라와 두 차례 현장을 방문했다. 박 시장은 이번 사건의 철저한 원인규명과 사후대책 마련, 희생자와 유가족 지원 등을 약속했다.

#양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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