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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는 '과거'나 '현재'보다는 '미래'로 향해 있었다. 문 대통령도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 미래로 제시한 것이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세 가지 목표"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책임있는 경제강국',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 '평화경제 구축과 통일로 광복 완성'을 '국가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신한반도 선언'이다.

이러한 세 가지 목표를 관통하는 주제는 '경제'다.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책임있는 경제강국"도, 신남방-신북방정책 등으로 대표되는 "평등한 국가들의 공동체"도, "평화경제"를 통한 신성장동력 구축도 모두 경제와 직결돼 있다. '역대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가운데 최초의 경제연설'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루지 못했나?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세 가지 목표'를 제기하기 전, 먼저 문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두만강을 건너 대륙으로, 태평양을 넘어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삶과 상상력이 확장되는 나라다"라며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이 한반도 남쪽을 벗어나 이웃국가들과 협력하며 함께 번영하는 나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더니즘' 김기림 시인이 해방 직후에 쓴 '새나라 송(頌)'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는)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라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라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우리가 만들고 싶은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경제력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협력·개방·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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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목표는 "책임있는 경제강국"이다. "책임있는 경제강국으로 자유무역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기적처럼 이룬 경제발전의 성과와 저력은 나눠줄 수는 있어도 빼앗길 수는 없다"라며 "경제에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왔지만, 이제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구조를 포용과 상생의 생태계로 변화시키겠다"라며 "대·중소 기업과 노사의 상생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과학자와 기술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를 존중하며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력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크게 협력하고 더 넓게 개방해 이웃나라와 함께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두 번째 목표는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다.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어려움을 딛고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가 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면 한반도는 대륙에서도, 해양에서도 변방이었고, 때로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됐다"라며 "그러나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라며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북아시아 철도공동체 등 신북방정책, 아세안·인도 등과의 공동번영의 협력관계 구축 등 신남방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과 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다"라며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 아세안, 인도양을 잇는 번영의 터전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공동체는 어느 한 국가가 주도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평등한 국가들의 다양한 협력이 꽃피는 공동체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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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목표는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는 것이다. "분단체제를 극복해 겨레의 에너지를 미래 번영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한다는 비전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라며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1년 8개월' 간 지속된 남북-북미 대화를 들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다"라며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고 평화경제가 시작되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통일이 우리 앞의 현실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남과 북의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리고, 남북 모두 막대한 국방비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무형의 분단비용을 줄일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라며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다,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이 손잡고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가능한 일이다"라며 "분단을 극복해낼 때 비로소 우리의 광복은 완성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45년 광복 100주년, 통일된 나라 만들겠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고,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라며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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