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을 규명하려는 피해자들 일념에 비수를 꽂았다."
양순필 특조위 상임위원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와 피해자들은 지난 12일부터 1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6일 오전 11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아래 특조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앞에서 양 위원 사퇴와 장완익 특조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4.16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도 15일 양순필 위원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특조위 노조(공무원노조 특조위지부)도 이날 사퇴 촉구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조위 "14일부터 양 위원 직무정지"
바른미래당(옛 국민의당) 추천을 받은 양순필 위원은 애경산업 직원에게 6차례에 걸쳐 100만 원 상당의 식사 접대를 받아 부정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최근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관련 기사:
김기수 이어 양순필... 야당 추천 인사에 발목 잡힌 사참위 http://omn.kr/1kd7w )
특조위 관계자는 이날 지난 14일부터 양 위원을 직무정지 시키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태 가습기넷 공동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에서 양순필 위원을 추천했을 때, 피해자들이 정치인 지망생이고 당리당략적으로 판단해서 안 된다며 1인 시위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까지 했는데도 임명했다"면서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에서 낙점한 사람들이 1기 특조위처럼 방해하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김기태 위원장은 "특조위 상임위원이 구설수에 오르는 것 자체가 특조위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양 위원 하나 때문에 다른 위원들까지 의심받고 있다"면서 "장완익 위원장은 양 위원으로 인한 특조위 불신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인 김태종씨도 "양 위원이 애경 직원을 만나서 식사만 했겠나? 피해자 동향이나 특조위 활동 관련 기밀 얘기도 했을 거란 합리적 추론도 가능하다"면서 "중증 피해자들은 하루하루가 급한데 이런 몰지각한 사람을 특조위원으로 임명한 것 자체가 서글프다"라고 따졌다.
장동엽 가습기넷 활동가는 "피해 지원을 담당하는 환경부 서기관이 기업 로비를 받고 기밀문서를 넘겨 검찰이 기소한 데 이어 이번엔 특조위원이 로비 대상이 돼 피해자들 불신이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양순필 위원을 이대로 두고 가면 앞으로 특조위 조사 과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사퇴하고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들 "진상규명에 대한 피해자들 일념에 비수 꽂아"
특조위의 양대 축인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도 나섰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아래 4.16연대)는 광복절인 15일 양순필 위원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박근혜-새누리당 적폐 세력이 1기 특조위를 불법적으로 방해하고 강제로 해산시켜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국민들이 함께 싸워 국회에서 입법토록 요구하여 설립한 곳이 사회적 참사 특조위"라면서 "(양순필 위원 행위는) 독립적으로 진실을 밝히는 사회적참사특조위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흔드는 사태이며, 피해자들에게는 최소한의 믿음마저도 저버린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짓을 한 것이고 진상규명에 대한 피해자들의 일념에 비수를 꽂는 짓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적참사 특조위는 양순필 상임위원에 대한 직무를 즉각 배제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양순필 상임위원은 사태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책임을 지고 즉각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특조위에도 양 위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한편 양 위원을 추천한 바른미래당에도 현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