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공원 캠핑장, 중랑캠핑숲, 북한산둘레캠핑장 등 서울엔 특색 있는 야영장이 많이 있어 캠핑하기 좋은 도시다. 자전거를 즐겨 타고 다니는 시민에게 가장 좋은 곳은 난지 캠핑장이 아닐까 싶다.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다보면 만나는 강변 캠핑장이어서다. 자전거에 캠핑 장비를 싣고 가도 되고, 캠핑장에서 장비를 대여해 사용해도 된다. 캠핑장 이용가격은 2만원~7만 원 대까지 다양하다. 캠핑장 안에 다양한 먹거리와 요리를 직접 할 수 있도록 식재료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다.
(캠핑장 누리집 – www.nanjicamp.com)
캠핑장에 들어서자 하늘 가득히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폭염이 한풀 꺾인 요즘 같은 날 가니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이 참 좋다. 도심에선 소음처럼 느껴지던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힘찬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들려온다. 땅거미가 지면 기다렸다는 듯 노래를 부르는 풀벌레들로 캠핑에 운치와 낭만을 더한다.
난지 캠핑장은 가까이에 난지 한강공원, 난지 물놀이장, 난지 생태습지공원, 그늘 시원한 메타세쿼이아 숲길 등이 있어서 자전거 타고 즐기기 더욱 좋다. 난지 한강공원엔 산악자전거 코스, 이색자전거 체험장 등 재밌는 시설이 있어 자전거 타는 재미를 더해준다. 난지 한강공원 강가에선 일부 구간에 낚시도 허가돼 있어 자전거탄 강태공들이 찾아온다.
자전거로 5분 거리에 있는 난지 생태습지원에 가면 '맹~맹~' 우는 맹꽁이들의 귀여운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곳은 맹꽁이들의 서식지로 개구리와 달리 모습을 보기 힘든데 장마철을 제외하고 땅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생태습지원 입구에 있는 난지수변생태학습센터엔 한강의 동식물 생태에 대해 잘 나와 있다.
난지한강공원 내 난지하늘다리를 건너면 하늘공원 자락의 메타세쿼이아 나무 숲길을 만나게 된다. 살아있는 화석나무로 불리는 키 큰 나무 사이로 난 숲길이 호젓하고 아늑하다. 숲길을 지나다보면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수컷 매미들의 노랫소리가 치열하게 들려온다.
무더위가 지나가서인지 한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이 참 상쾌하다. 자전거 페달을 돌릴 때 마다 들려오는 '촤르륵 촤르륵' 체인 돌아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저녁시간 '야라'(야간 자전거 라이딩)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날이다.
신나게 달리다보면 숨이 차 벌린 입 속으로 날벌레가 들어와 본의 아니게 미래의 식량 대안이라는 '곤충식'을 하게 된다. 한강자전거도로 곳곳에 자리한 편의점에선 특별한 라면을 맛볼 수 있다. 한강에서만 먹을 수 있는 라면으로 자전거를 타다가 먹으면 잊기 힘든 맛이 난다.
난지한강공원에 설치된 바닥분수대는 옷을 입은 채로 뛰어들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인기 있는 시설이다. 물에 흠뻑 젖었지만 자전거에 올라타 달리다보면 어느새 다 말라있다. 한강은 낮보다 밤에 훨씬 더 다채롭고 아름답다. 난지캠핑장에서 10여분 거리(3km)에 있는 망원한강공원엔 '서울함 공원'이 있다.
축구장 길이(102m), 아파트 8층 높이(28m)에 달하는 큰 군함이 한강변에 정박 중이다. 군함과 잠수정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구조와 해군들의 생활모습을 흥미롭게 둘러 볼 수 있다. 어뢰정, 조타실, 레이더실 등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공간이 많다.
군함 외부로 나와 갑판 위에서 바라보는 한강 풍경은 좀 달라 보인다. 해질녘 불을 밝힌 군함 산책은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9월 30일까지 밤 10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서울함 공원 누리집 : seoulbattleshippark.com)
난지 캠핑장에서 자전거도로를 따라 3분 거리에 가양대교가 나온다. 승강기를 타고 가양대교로 올라가 한강을 건너면 한강 하류의 모습과 함께 울창하고 너른 습지가 펼쳐진 강서습지생태공원에도 가볼 수 있다. 캠핑장에서 강서습지생태공원까지 약 5km 거리로 자전거로 20여 분 정도 달리면 된다.
귀가하는 기분으로 난지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길, 서해 바다가 있을 한강 하구로 저무는 부드럽고 고운 노을이 자전거 바퀴를 자꾸만 붙잡는다. 한강의 해질녘 노을은 그날의 기온과 날씨에 따라 다른 느낌과 색감으로 다가온다.
폭염이 한창일 때는 더없이 강렬하고 붉은 색채를 띠더니, 요즘은 부드럽고 포근한 분홍빛으로 하늘을 물들이기도 한다.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부드럽고 아름다운 저녁노을 속에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시 '내 손안의 서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