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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통의 '거창국제연극제'가 상표권 갈등에 소송까지 이어지다 결국 올해 여름에 열리지 못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런 가운데 거창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구인모 거창군수의 사퇴와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아래 집행위)의 소송 취하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함께하는거창' 등 단체들은 20일 거창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 특혜성 계약 체결한 구인모 거창군수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집행위'가 해마다 7월말부터 8월초 사이에 열어 왔다. 그런데 올해는 연극제가 열리지 못했다. 이는 거창군과 집행위의 '상표권' 갈등 때문으로, 거창군의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거창군과 집행위는 연극제 상표권을 두고 협의를 해왔다. 양측은 계약을 맺어 연극제 상표권의 감정가를 산정했는데, 집행위는 26억원이라 했고, 거창군은 11억원이라 했다. 이에 양측이 합의가 되지 않아 소송으로 번졌다.

집행위는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고, 거창군은 변호사를 고용해 간이답변서를 냈으며, 8월 중 준비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다. 첫 변론기일은 오는 10월경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함께하는거창 등 거창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거창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창국제연극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함께하는거창 등 거창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거창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창국제연극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 함께하는거창
 
"거창군수는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

'함께하는거창' 등 단체들은 "오랫동안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 특혜성 계약에 대한 거창군수의 솔직한 해명과 진정한 사과를 기다려왔다"며 "그러나 거창군수는 후안무치, 부끄러움도 모르고 군민을 기만하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구인모 거창군수가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할 생각이 없으며, 명백한 실정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지는 공직자의 자세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인내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했다.

집행위 측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줬더니 인사는커녕 제 봇짐을 내놓으라 한다'라는 옛말이 있다"며 "연극제는 국비, 도비, 군비의 약 100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혈세 지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고 했다.

이들은 "혈세의 지원이 없이는 지금 그들이 요구하는 26억 원의 가치의 1/10도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세금으로 키운 축제 이름을 또 군민의 혈세로 되사가라고 하는, 이런 터무니없고 삼류 코미디보다 하찮은 요구를 거창군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올해 연극제가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이들은 "연극제는 이미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으며, 전국에는 이미 연극제보다 월등히 우수한 놀거리, 볼거리가 넘쳐나고 있는 현실이다"고 했다.

이들은 "최근 3년의 파행이 반증했듯이 세금 투입이 없으면 그 가치도 보잘것없는 축제가 무슨 26억 원이란 말인가"라며 "거창군에서 제기한 계약파기를 거부했다고 하는데 거창군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사실을 아는가 모르는가"라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구인모 거창군수에 대해 "연극제 상표권에 대한 몰상식한 매매계약과 이를 둘러싼 소송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 "향후 연극제 상표권 매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재정적 손실을 책임져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작금의 실정이 지자체의 장으로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인지하고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라", "스스로 야기한 연극제 상표권 소송에 관련된 모든 비용을 군 재정에서 지출하는 것을 당장 중단하라"고 구 군수한데 요구했다.

집행위측에 대해, 이들은 "예술인으로서의 본분을 되찾고 스스로 소송을 취하하고, 계약을 합의 파기하라"고 제시했다.

함께하는거창 등 단체들은 "연극제가 정상화되어 지역문화와 경제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거창군은 연극제에 관한 모든 업무를 문화재단에 일임하고 다시는 이런 소모적이고 멍청한 송사에 휘말리지 않도록 매사에 법률자문을 반드시 받고 업무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거창군 위천면 주민들과 상인들로 구성된 '원학골상가발전위원회'는 하루 전날인 19일 수승대 정문에서 집회를 열고 "연극제가 열리지 않음으로 영업에 엄청난 손실이 생겨서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거창군청 관계자는 "구인모 군수는 지난 7월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제의 미진한 부분에 대해 아쉽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했다. 그는 "연극제 상표권을 두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10월중 첫 변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거창국제연극제#거창군#함께하는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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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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