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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한국당 의원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8일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결의문을 낭독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구호 외치는 한국당 의원들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8일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결의문을 낭독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곽우신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연찬회의 시작과 끝은 모두 '조국'이었다.

한국당은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경제 First! 민생 First!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이날 연찬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키워드는 '조국'이었다.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의혹에 관한 진실공방뿐만 아니라 인사청문회를 두고 여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 듯, 한국당 의원들은 연찬회 기간 동안 조국 후보자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총선을 앞둔 '보수 통합'에 대해서는 원론적 수준의 이야기만 나왔다.

[조국] "국민들 분노... '더 강하게 싸워라'고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7일 오후 연찬회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조국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서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청와대‧여당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가련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임명을 계속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 세 가지는 ▲ 국민을 완전히 통제대상으로 보는 것 ▲ 진보좌파세력의 위선과 추악한 민낯을 보여준 것 ▲ 신독재의 완성 등이었다. 또한 "청문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특별검사는 불가피하다"라며 ▲ 사학투기 게이트 ▲ 조국펀드 ▲ 반칙특권인생 등 "세 가지 조국 게이트에 대해서는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인사말하는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2019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인사말하는 황교안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2019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곽우신

황교안 대표 또한 "조국 후보자의 각종 특권, 특혜 이런 의혹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께서도 허탈함에 빠져 계신 분들이 많다"라며 "문재인 정권은 실패한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황 대표는 특히 조국 이슈를 발판 삼아 장외투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광장에 모이신 우리 국민들께서는 하나같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분노하고 계셨다"라며 "여러분도 우리 시민들 만날 때마다 말씀을 듣겠지만, '더 강하게 싸워라'라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국 때리기'는 연찬회가 끝날 때도 이어졌다. 황 대표는 28일 연찬회를 마무리하면서 "문제의 핵심은 결국 대통령"이라며 "이런 상황인데 그걸(장관 후보자 지명) 유지하고 있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황 대표는 "반드시 우리가 뜻한 대로, 조국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도록, 반드시 물러날 수 있도록 하자"라고 독려했다. 특히 "우리에게 투쟁 수단은 많이 있다"라며 "특검도 있고 국정조사도 있고 그밖에 법률적인 투쟁도 있다"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역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현상이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라며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없는, 피의자가 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장관 후보자로 자리매김했다"라고 말했다. 조국 후보자는 아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지 않았지만, '피의자'라고 규정한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연찬회를 마치며 결의문을 낭독하면서도 "이미 부적격자로 가득한 문재인 정권이 이제 스스로 '부적격 정권'으로 치닫고 있다"라며 "범죄 혐의자를 법무부 장관에 지명하고, 검찰 수사가 시작됐음에도 고집을 놓지 않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조국대전 실패하면 한국당 존재 의미 없어"

이처럼 한국당이 조국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거명하는 건, 조국 이슈가 한국당의 '호재'라고 인식한 탓이다.

친박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조국 정국은 하늘이 한국당에 주신 기회"라면서 "이번 기회를 잘 살려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비박계로 꼽히는 다른 중진 의원 또한 "조국 후보자가 지명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누가 예상했겠느냐"라며 "파도파도 계속 뭐가 나오고 있지 않느냐. 야당으로서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비판하는 김형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7일 경기도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연에 나섰다.
한국당 비판하는 김형오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7일 경기도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연에 나섰다. ⓒ 곽우신
 
연찬회 중 특강 연사로 나선 김형오 전 국회의장 역시 "이번 조국대전에서 실패하면 여러분 모두의 존재 의미를 되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이 기회에 싸울 줄 아는, 싸울 때는 싸워야 하는 야당의 모습이 필요하다"라며 강경 투쟁을 제안했다. (관련 기사: 한국당 장외투쟁 비판한 전 국회의장 "지금이 죽기 딱 좋은 계절")

김 전 의장은 특히 "만약 이 정권이 한국당을 형편없이 만들겠다는 계산하에 조국 임명을 강행한다면 전술적으로는 승리하겠지만, 전략적으로는 엄청난 낭패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례로 한국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조국 후보자 임명 강행을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친박계 의원은 "조국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받아서는 안 됐다"라며 "인사청문회를 하게 되면, 임명을 하게 될 빌미만 주게 된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청문회를 보이콧한 상태에서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게 된다면, 오히려 한국당 입장에서 좋은 일 아니겠느냐"라며 "국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이콧 카드는 이전부터 한국당의 주요한 전략으로 거론됐다. 실제로 인사청문회 일정에는 합의했지만 당내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기류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관련 기사: '조국 블랙홀' 호재 한국당, 청문회 안 하겠다?)

특히,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과 조국 후보자 가족에 대한 출국금지요청으로 보이콧은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남아 있다. 한국당은 연찬회 도중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청문회 보이콧 여부를 두고 의견을 수렴했으나, 찬반이 맞서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관련 기사: '조국 피의자' 지칭한 나경원 "청문회 보이콧, 심각하게 고민")

[보수 통합] "유승민, 안철수, 원희룡, 남경필, 홍정욱 같이 가야" 

한편,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각론에서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했다.
 
인사하는 나경원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2019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인사하는 나경원 원내대표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2019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 곽우신
 
나경원 원내대표는 27일 "총선을 위한 전략은 제1전략도 제2전략도 통합 그리고 하나 되는 연대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모두 하나돼 내년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고, 문재인 정권의 이 폭주를 꼭 막아낼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들의 선전을 기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 또한 같은 날 "대통합의 비전과 구체적 방안도 제시할 때가 되었다"라며 "우리 당이 중심이 되어서 반드시 이 우파대통합의 가치를 실현해내야 된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황 대표는 '대통합의 비전'을 제시할 시점을 9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내에는 '보수 통합'의 대상으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옛 바른정당 세력을 우선시 하는 이들과, 우리공화당을 필두로 한 소위 태극기 세력을 우선시 하는 이들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대체로 비박계는 전자를, 친박계는 후자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내 계파 갈등과 맞물리면서, 보수 통합이 쉽게 만들어질지는 미지수다. 김형오 전 의장이 연찬회 특강에서 양 계파를 모두 비판하며 통합을 강조했을 때, 얼굴을 붉히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내비치는 의원들이 있을 정도였다. 

또한 특강에 나선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가 "한국당은 반성과 실력, 품격, 통합이 없는 '4무 정당'"이라고 비판하며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홍정욱 전 의원 등을 데려와 수도권 책임 지역을 안배해 내보내면 국민들은 박수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특강에 대해 "경청해야 할 부분이 많다"라면서도 "보수 통합은 당 지도부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중요한 통합의 대상"이라면서도 "자꾸 여기저기에서 다른 말이 나오니 될 일도 안 된다"라면서 '지도부의 입단속' 지시를 시사했다. 황 대표는 "원 팀, 원 보이스"를 강조하며, 상반된 메시지가 밖으로 나오는 걸 경계하기도 했다.

다른 친박계 중진 의원은 "지난번 광화문 장외집회에 나가보니까, 태극기 집회를 하는 분들도 많이 참여했다"라면서 "태극기 세력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 우리공화당이 깃발을 들면 모이지 않지만 우리가 깃발을 들면 모인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태극기 세력 통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자유한국당#연찬회#조국#법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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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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