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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장관도 하고 국무총리도 한 사람이 수사 받겠다고 나가서 묵비권을 행사할 거면... 차라리 나가지 말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검찰 '자진 출두'와 진술거부권 행사를 동시에 직격했다. 검찰을 향해 "내 목을 치라"며 소속 의원들의 수사를 대표해 받겠다고 나선 황 대표가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이라는 비판이었다.

"목을 치라고 해놓고 목 내놓기는 거부한 격"

이 대표는 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이 불법이라 하고 했는데, 국회의원이 아니라 (패스트트랙 법안이) 불법인지 아닌지 분간을 못하는 것 같다"면서 "상식 이하의 짓을 정치 지도자가 한다면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에게 불법을 조장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덧붙였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검찰 조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당에서 출석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같은 기조로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 '깜짝' 검찰 출석 황교안 "제 목을 치고 멈추라").

이인영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황 대표의 행보를 "대장 쇼"로 거칠게 깎아 내렸다. 이 원내대표는 "자진 출두한 본심은 결국 아무도 건들지 말라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면서 "대장 쇼를 하면서 맹탕 조사 만들고 퉁치려는 나쁜 행동으로, 비겁하고 또 비겁하다"고 꼬집었다.

박광온 최고위원(재선, 경기 수원정) 또한 "목을 치라고 해 놓고 목을 내놓기 거부한 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소리만 요란했던 행사였다"면서 "한국당 의원들이 심리적으로 매우 동요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형석 원외 최고위원도 이어 "아무리 초보 운전이라고 해도 인도와 차도를 구별 못하는 해선 안 될 일을 하는 모습에 측은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최고위원인 박주민 의원(초선, 서울 은평갑)은 법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어떤 법이 다른 사람의 형사적 책임을 대신해지도록 허용하나. 어떤 지위가 그런 권한을 보장하나"라면서 "검사와 법무부장관을 지낸 사람이 맞는 지 의문스럽다. 초법적 상상을 그만 두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비판에 "진술 거부권 자체는 수사를 받는 방법의 하나다"라면서 "그 부분에 관해선 다른 폄훼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의 '불법 조장 행위'라는 지적에 대해선 "정당의 대표답게 언행하시길 바란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