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 지명자가 지난 9일 미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임명 동의)을 받은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이 지명자가 한국시간 9일 오전 미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았다"면서 "한미관계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서둘러 발령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어로 '동의'를 뜻하는 '아그레망'은 특정 인물을 대사, 공사, 대리대사 등 외교사절로 임명하기 전 파견 상대국에 이의 유무를 조회하는 것으로, 상대국에게 얻는 사전 동의의 개념이다.
이 지명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8월 9일 주미대사로 지명을 받았지만, 두 달(61일)여간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이 나오지 않았다.
통상 주재국에 아그레망을 신청하면 6주 남짓 만에 아그레망이 나오는데 이 대사 내정자의 경우 두 달 동안 아그레망을 밟지 못해 이례적이란 지적이 나왔다.
안호영 전 주미대사의 경우 50일, 현 주미대사인 조윤제 대사는 43일이 걸렸다. 이를 놓고 외교가 일각에선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데 대해 미국이 불만의 표시로 아그레망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일 "아그레망은 보통 두 달 내외로 걸린다"면서 "특별한 이유는 없고 통상적인 시간 내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사 내정자는 외시 9회로 유럽국장, 주유고슬라비아 대사, 차관보, 초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을 지내고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외교부가 이 내정자에 대한 국내 발령 절차를 진행하면 내정자는 민주당을 탈당, 의원직도 사퇴하게 된다. 의원직은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전 상근부대변인이 승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