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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구치소(교도소) 위치가 '원안'대로 하기로 주민투표에서 결판이 났지만, '부정 투표' 논란으로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투표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화합과 중지를 모아 나가자"고 했다.

거창구치소 위치를 두고 6년 동안 갈등을 겪어 왔다. 법무부는 법원, 검찰, 구치소,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한데 모아 거창읍 가지리 성산마을에 '거창법조타운'을 조성하려고 했다.

그런데 구치소 위치가 학교‧주택가와 가깝다며 주민들은 '이전'을 요구했다. 공사가 중단된 가운데 오랫동안 갈등이 빚어졌다.

이에 법무부와 거창군, 거창군의회, '원안'과 '이전' 주장측의 5자협의체가 합의해 이날 전체 거창군 유권자를 대상으로 주민투표가 진행되었다.

총 유권자 5만3186명 가운데 2만8087명(52.81%)이 투표(유효표 2만7861표)에 참여해 '현재 장소 추진 찬성' 1만8041명(64.75%), '거창 내 이전 찬성' 9820명(35.25%)으로, 거창군민은 '원안'을 선택했다.

신용균 대표 "부정 투표운동 개탄"

부정 투표 시비가 나고 있다. '구치소 거창 내 이전 주민투표 운동본부' 신용균 상임대표는 주민투표가 끝난 뒤 낸 입장문을 통해 "부정 투표운동을 개탄한다"고 했다.

신 대표는 "주민투표는 거창군수의 노골적인 관권개입과 원안 측의 허위사실 유포, '실어나르기' 등 광범위하고 극심한 불법·부정행위가 난무하는 '혼탁한 선거판'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거창군수와 원안측에 여러 차례 경고하고 시정을 요구했으나 시정되지 않았다"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주민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명하였다"고 했다.

악성 루머가 있었다는 것. 그는 "열 경찰이 도둑 하나 못 막는 법이다. 상대측은 수십, 수백 명의 퇴직공무원 등을 동원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교도소를 이전하면 법원지원, 검찰지청을 다른 곳에 빼앗긴다'라는 악성 루머였다"고 했다.

관권 동원과 관련해, 그는 "군수‧면장‧이장의 커넥션에 따라 주민이 투표에 대거 동원되었다"며 "11~12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상당수의 '주민 실어나르기' 등 탈법행위가 만연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신용균 대표는 "거창군민의 의견을 통일하는 데 실패했다"며 "애초 거짓 서명으로 시작된 거창교도소 신설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주실 것"을 요청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해, 신용균 대표는 "거창교도소 신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달라"며 "총리실에서 직접 실태 조사하고, 투표의 결과가 주민의 통일된 의사가 아님을 확인해 달라"고 했다.

또 그는 "법무부에서는 현 교도소 터가 거창 시내와 인접한 주거 밀집 지역, 학교 밀집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시고 거창 내 외각으로 이전해 달라"며 "혐오시설 교도소를 거부하는 '님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주민투표를 거부하지 않았다. 주민투표의 결과에 불복할 마음도 없다"며 "단지 이번 주민투표로는 주민의 통일된 의사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니, 애초 법무부가 '주민의 통일된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주민투표와 관련해 고소고발이 이어졌다. 투표 당일 오전 자유한국당 소속 거창군의원이 마을이장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내 투표를 독려하며 '원안 찬성'을 홍보하는 등 주민투표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비롯해 고소고발에 대해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구인모 군수 "6년의 묵은 갈등이 드디어 종결"
  
 구인모 경남 거창군수가 17일 오전 거창군청에서 '거창구치소 주민투표 결과 대군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구인모 경남 거창군수가 17일 오전 거창군청에서 '거창구치소 주민투표 결과 대군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 거창군청 김정중
 
구인모 거창군수는 17일 거창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창구치소 신축사업 주민투표 결과 대군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구 군수는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군민감정을 소모시켰던 6년의 묵은 갈등이 드디어 종결되었다"며 "'현재 장소 추진' 또는 '거창 내 이전'의 당위성을 위해 쏟았던 모든 분들의 열정을 이제부터는 오롯이 군정의 미래에 집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 군수는 "양측에서는 투표운동 기간 중 불가피하게 대립된 입장에서 열정이 넘쳐 다소 오해가 있었다면, 이해와 포용의 마음으로 이제 다수의 군민이 선택한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기시고 군정이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는데 화합과 중지를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거창군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구인모 군수는 "주민투표를 통해 선택한 거창구치소 신축사업 '현재 장소 추진 찬성' 요구서는 즉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로 전달하겠다"고 했다.

그는 "법조타운 조성사업은 법무부 등 관련 중앙부처와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 정상적으로 추진토록 하겠다"고 했다.

거창군은 법조타운조성사업과 연계된 진입도로 4차선 확장과 주민편의시설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구인모 군수는 "법조타운 주변 도시기반 정비로 인해 지금까지 낙후되고 소외되었던 주변 여건이 쾌적한 도시환경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군민들의 뜻은 결정되었다. 군민의 뜻을 결정하는데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이제 네 편, 내 편으로 시비(是非)를 따지며 새로운 갈등을 만드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16일 거창구치소 관련 주민투표가 실시되어, 이날 저녁 거창군체육관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6일 거창구치소 관련 주민투표가 실시되어, 이날 저녁 거창군체육관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거창군청 김정중

#거창구치소#구인모 군수#법무부#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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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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