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이 정치 편향적인 내용의 글을 지역 언론에 기고해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오 원장은 지난 25일 지역 일간지인 <영남일보>에 기고한 '수구도시는 없다'는 내용의 칼럼에서 "서울에 지역구를 둔 여당 국회의원이 대구를 일러 수구도시라 했다고 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구경북 사람들이 진작에 혁신적인 시각으로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외치고 경제통합과 상생협력을 부르짖을 때는 눈길 한 번 안 주더니 힘내서 살림살이를 일으켜보겠다는 열정에다 낙인을 찍었다. 새마을 등등이 거슬렸던 모양이다. 기가 차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하건대 사람은 누구든지 하나의 생각에 갇히면 길을 잃는다. 집단이 그렇게 살기를 강요하면 개인은 질식한다. 그런 곳에는 보수든 진보든 숨을 못 쉰다. 대구경북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오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대구는 대표적 보수 도시라는 말에 공감하느냐"라며 "부정적 수구를 탈피하길 바란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오 원장의 부적절한 칼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와 경북도 의원들은 정치편향적이라며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종합적인 연구를 통해 시·도민 삶의 질 향상과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전진하겠다는 대구경북연구원의 수장이 하나의 생각에 갇혀 길을 잃으면 대구경북의 미래가 길을 잃지 않겠는가"라며 "작은 영웅심으로 집단과 지역을 볼모로 개인을 질식시키지 말고 대구경북의 미래에 걸림돌이 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문가라면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무엇을 빼고 무엇을 첨가해야 미래로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상식"이라며 "특정 정당 정치인의 주장을 반복함으로써 정치적 편견이 있음을 칼럼을 통해 대구경북민에게 선언해 본인이 상생과 통합의 걸림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비판했다.
이진련 대구시의원은 "오 원장이 지난 10일 열린 대구시 국감에서 김영호 의원이 발언한 내용을 보지도, 듣지도 않고 칼럼을 썼다"며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연구에 몰두해야 할 연구원장이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진련 대구시의원을 비롯해 김득환·김상헌·김영선·임미애 경북도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은 29일 대구시의회에서 오창균 원장을 만나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했다"며 공식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오 원장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사과하고 "언론에 사과문을 기고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