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진해에서 '초등학생 뺑소니 사건'을 일으킨 카자흐스탄인 피의자의 가족이 사과했다.
11일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이사장 윤진구, 대표 이철승)는 "창원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로 구속 수감 중인 카자흐스탄 T씨의 가족이 피해자와 가족, 한국인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T씨는 지난 9월 16일 창원진해에서 초등학생(7살)을 치는 교통사고를 내고 본국으로 도피했다가 10월 14일 국내로 압송되어 현재 구속 상태다. T씨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13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다.
가족들은 T씨의 재판을 앞두고 입국한 것을 알려졌다. 경남이주민센터는 "며칠 전 한국에 입국한 피의자의 어머니가 찾아와서, 남편을 잃고 어려운 형편에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자신의 죄를 통감하며, 피해자와 가족에게 엎드려 사죄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피의자의 어머니는 사건 직후 아들을 한국에 되돌려 보내려고 했지만 한국과 카자흐스탄 두 나라 간의 업무 처리 문제 때문에 시기가 지연되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어머니는 아들에 대해 죗값을 마땅히 치러야 하며, 자신은 몸을 바쳐서라도 피해자를 돕고 싶다고 했다"며 "또 충격을 끼친 한국 국민들께도 사죄드린다고 밝혔다"고 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사죄 편지를 들고 찾아온 어머니의 방문을 접한 후 고민과 논의 끝에 어떻게든 사죄할 기회를 갖고 싶다는 본인의 생각을 존중하여 언론에 공개하게 되었다"고 했다.
다음은 카자흐스탄 피의자 T씨의 어머니가 쓴 사과문 전문(한글 번역)이다.
사과문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한국에 온 이유는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아이와 그의 부모님께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한테 저와 아들이 진심으로 사죄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 일이 두 나라에 문제가 되어서 빨리 와서 사과드리지 못했습니다. 저의 아들은 자기가 했던 일을 자기가 책임질 것입니다.
한 가지만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가 건강해지길 빌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피해를 입은 아이와 부모님께 무릎 꿇어 사죄드립니다.
신께 아이가 건강해지고 빨리 부모님께 돌아오길 빕니다. 앞으로 제 몸의 일부분이라도 필요하면 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의사 선생님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카자흐스탄 국민 여러분께 저의 아들이 저질렀던 일을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