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대책민관정협의회, 김해신공항건설반대대책위원회, 김해신공항백지화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26일 경남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나서서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건설교통부는 김해공항 확장(신공항)을 추진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소음과 안전성, 24시간 운영 문제 등이 제기되었다. 이에 지역에서는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요구해 오고 있다.
지난 6월 국무총리실은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책위 등 단체들은 "대통령이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너무나 큰 실망이다"며 "신공항이 위치한 부산, 경남, 울산에서 2018년 지역 주민이 대표로 선출한 지방정부의 장들이 합의하여 김해신공항을 재검증하라는 요청을 하여 총리실 이관이 결정된 것이 지난 2019년 6월 21일의 일이다"고 했다.
이어 "무려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총리실이 한 일은 몇 번의 실속 없는 회의일 뿐, 검증단의 구성도 못하고 있다"며 "더구나 총리실은 포괄적이고 정책적인 검토에 대해서는 전면 거부하며, 기초 단계에 불과한 소음, 환경 등의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검증만 하겠다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책임질 일은 하지 않고, 기초적인 것으로 생색내면서 나머지는 정치권에 떠넘길 속셈으로 국무총리실의 무책임하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의 모습인가"라고 했다.
지난 11월 18일, 부산경남울산지역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8명이 이낙연 국무총리를 찾아가서 조속한 검증을 촉구했고, 이 자리에서 총리실은 "행정절차를 따르면 연내 마무리는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금년 내 검증을 촉구해왔던 우리들의 기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5개월 동안 끌어오면서도 전혀 진전이 없었던 데 대한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가급적 빨리 정리되도록 하겠다. 일부러 늦추지는 않겠다' 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한이나 명확한 대안은 내놓지 못한 실정이다"고 했다.
대책위는 "금년 내 검증을 하지 못하면, 내년에는 총선이라는 선거 국면에서 이런 민감한 검증문제는 미루어 놓을 것이 뻔히 예상된다"며 "그렇게 되면 총선에서 신공항문제는 각 당과 후보자의 공약이 되어 결국 공항문제가 정치적 성격으로 빠지게 될 것이 불을 보듯 자명하다"고 했다.
대책위는 "김해시민은 2002년 돗대산 추락사고와 같은 끔찍한 사고가 더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지금도 머리위로 지나가는 항공기의 소음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며 "우리들은 김해공항 문제의 가장 큰 피해자이고 당사자이다"고 했다.
이어 "김해시민들의 의견과 입장을 전달할 통로하나 없이 광역시와 도의 대표들만으로 이루어진 회의로, 국무총리실의 태도에 아쉬웠지만 많은 것을 인내하고 기다렸건만, 이런 식으로 일이 되어가는 것을 보니 우리들은 더 이상 인내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총리는 정부의 명예를 걸고 금년 안에 검증을 완료하라. 지난 5개월간의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진행하려면 총리실은 신공항문제에서 손을 떼라. 그리고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