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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익 의원에게 호소하는 피해자 부모들 태호, 해인이, 민식 군 부모들이 2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을 붙잡고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이채익 의원에게 호소하는 피해자 부모들태호, 해인이, 민식 군 부모들이 2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을 붙잡고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 남소연

태호엄마 : (눈물 흘리며) "저 둘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아이 낳아서 잘 키울 수 있게, 좀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또 잃고 싶지 않습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네, 최대한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들 법이 한꺼번에 함께 처리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27일 오전, 전체회의가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전혜숙 의원) 앞 복도.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보라색 옷을 입은 유가족들(민식이·태호·해인이 가족)이 행안위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어린이집 교통사고·통학차량 관련법 미비 등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었다. 오는 28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가 열리기로 하면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홍익표 행안위 민주당 간사가 회의 진행 중 잠시 복도에 나와 "위원장님이 28일 법안소위를 열겠다고 했다"라고 말하자 부모들은 안도하며 서로 껴안고 울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뒤 법안소위를 통과한 '민식이법'과 달리, 아직 주목받지 못한 다른 어린이생명안전법안(해인이법·한음이법·태호-유찬이법·하준이법)들도 상임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민식이법'은 이날 오전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다.

'28일 법안소위 개최' 사실을 전달받은 세 가족의 울음소리는 회의장 안까지 들릴 정도였다. 부모들은 "이제 시작이야" "끝까지 계속 지켜보자"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이들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법', 어린이 안전사고 피해자 응급처치를 의무화하자는 '해인이법',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통학버스에 포함시키자는 '태호유찬이법' 등의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관련 기사: 대통령이 말하니 민식이법만... 속타는 피해 부모들).

[9시 40분] 한국당 이채익 간사 만난 부모들 "물에 빠진 아이들, 건져만 달라"

시작은 쉽지 않았다. 이날 유가족 부모들은 오전 10시에 예정된 회의가 시작되기 35분 전부터 회의실 앞 복도에 도착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사진을 품에 안고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는 행안위 소속 의원들을 향해 일일이 법안 통과를 부탁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을 향해 "법안소위를 열어달라" "아이들 안전보다 중요한 일이 있느냐"라며 간곡히 애원했다. 오전 9시 40분께 이채익 한국당 간사가 현장에 도착하자 엄마들은 이채익 의원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앞서 "(28일 개최한다고) 합의한 적은 없다"라던 이 간사는, 부모들을 마주치자 당황한 듯 굳은 표정이었다.
 
이채익 의원 앞에 무릎꿇고 호소하는 피해자 부모들 태호, 해인이, 민식 군 부모들이 2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에 들어서는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호소하고 있다.
이채익 의원 앞에 무릎꿇고 호소하는 피해자 부모들태호, 해인이, 민식 군 부모들이 2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에 들어서는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태호 엄마: "의원님, 저희 아이들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민식 엄마: "제발 아이들 좀 봐주세요. 물에 빠진 아이들이 지금 수면 위로 떠올랐어요, 제발 건져만 주세요, 건져만."
해인 엄마: "제발 좀 소위 열어주세요."
이채익 간사: "아니 아니, 저 저 이렇게 하지 마시고요."

태호 엄마: "제발 아이들 좀 지켜주세요. 나머지 아이들(법안)도 꼭 통과되도록 해주세요."
이채익: "아니 우리가 지난번에도, 자유한국당이 주도적으로 민식이법을 통과시켰잖아요."
어머니: "네, 노력하시는 거 압니다. (울먹울먹)"
이채익: "나머지 법안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서..."
해인 아빠: "내일 소위 열릴 수 있게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채익: "네, 네." (회의실로 들어감)


이채익 의원이 회의실로 들어간 후에도 유가족 부모들은 서로를 껴안은 채 소리 내어 한참을 울었다. 몇몇 아버지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는 모습이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간사는 회의 시작에 임박해 도착했다. 복도에서 기다리던 유가족들은 권 간사를 보자마자 선 채로 "법안소위를 열어 달라" 등의 말을 던졌고, 권 간사는 이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채 회의실에 바로 입장했다.
 
▲ 국회에서 무릎 꿇은 '민식이 부모들' "또 잃고 싶지 않습니다"
ⓒ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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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10분] 민주당 간사 만난 부모들... 홍익표 "이렇게까지 오시게 해 죄송하다"

홍익표 간사: "저, 오는 28일에 법안소위를 연다고 위원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일 법안소위에서 법안들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유가족이) 이렇게까지 오시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해인 아빠: "물론 당연히 논의해주시겠지만, 나머지 아이들 법안도 꼭 (통과) 부탁드리겠습니다."
홍익표: "네, 법안소위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아이들 법이 한꺼번에 함께 처리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해인 엄마: "한 명 한 명, 법안을 꼭 다 잘 봐주세요. 누군 통과되고 누군 통과 안 되지 않도록..."
홍익표: "네, 최대한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의실로 이동)

 
오열하는 해인이 엄마  해인이 부모 이은철씨와 고은미씨가 2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호소한 뒤 오열하고 있다.
오열하는 해인이 엄마 해인이 부모 이은철씨와 고은미씨가 27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호소한 뒤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홍익표 의원이 떠나자 유가족 부모들은 다시 한 번 서로 껴안은 채 울었다. 어깨를 둘러싸고 안은 어머니들로부터 서로 "고맙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한 어머니는 울먹이면서 다른 유가족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고요, 이렇게... 당연한 걸 우리가 이렇게 요구하면서까지 해야 하느냐고요, 이렇게."

앞서도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한 홍 의원은 "상임위 법안소위만 통과되면 법안은 사실상 90% 이상 통과된다, 28일 법안소위만 통과되면 아무리 여러 상황이 있다 하더라도 연내 통과는 확실하다"라며 "민식이법만 통과되는 게 아니라 나머지 아이들 관련한 법들도 다 묶어서, 함께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안전법안 처리에 속도 낼 것, 좋은 법 만들 것"

한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어제(26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교통사고로 잃으신 부모들을 국회에서 뵈었다"라면서 "최대한 속도를 내서 어린이안전법안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비극적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완벽한 법을 만드는 것이 국회의 책무다, 정말 좋은 법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라면서 현재 계류 중인 관련 법들에 상응하는 '한국당의 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어린이 교통안전법안과 관련해) 여당의 못된 버릇이 나왔다, 또다시 '야당 탓' 프레임을 만들었다"라면서 관련 법안들의 처리 지연은 한국당 때문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애당초 10년간 안전-안심 예산 100조 원을 확보해서 당장 내년부터 10조 원을 투입하자는 것이 한국당 주장이다. 예산 심의하면서 꼼꼼히 따져보고 챙겨보고 있다"라며 "여당에 묻는다, 단 한 번이라도 한국당이 '민식이법' '해인이법'에 반대한 적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가장 못된 정치, 나쁜 정치에 한국당이 좋은 법, 뒤탈 없는 법으로 보답하겠다"라며 "우리 아이들 안전을 책임지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어린이생명안전법안#민식이법#태호유찬이법#자유한국당#이채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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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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