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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 창원공장 비정규직 585명이 해고에 직면한 가운데, 혈세 8100억원을 지원했던 정부(산업은행)는 왜 아무 말을 안 하고 있을까?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자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물량 감소를 이유로 생산현장에 대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고, 그동안 비정규직이 맡아오던 생산공정을 정규직이 맡도록 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7개 하청업체에 대해 오는 31일로 도급계약을 종료하고, 비정규직도 이날로 해고된다. 회사는 앞서 23일부터 근무형태를 1교대로 바꾸었다.

정부는 지난해 지엠에 8100억 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한국지엠은 8100억 원을 지원 받으면서 10년간 생산을 하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당시 정부와 지엠이 맺은 합의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비정규직 해고가 현실로 다가오자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장을 지낸 류조환‧박석주‧정해신‧김학철‧김기환‧김순실‧권철호‧박상일‧박종철 전 지회장들은 "1교대 전환 저지를 위한 호소문"을 통해 "8100억원이라는 혈세를 사용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은 아랑곳없이 어처구니없게도 585명의 노동자에게 해고라는 살인을 자행하고 있음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이 사지로 내몰리는 지금 이웃집 불구경한다면 그것은 곧 정규직의 발등에 옮겨 붙을 재난으로 연계될 것임을 지난 군산공장의 처절한 몰락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비정규직의 입장도 같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지난 9일 회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산업은행에서 8100억 원 지원을 받으면서 신차 2종 생산하고 10년 이상 한국공장 유지하기로 했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을 지엠이 책임진다는 약속"이라며 "그런데 해고 통보를 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제대로 된 고용과 생존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또 비정규직지회는 별도 자료를 통해 "1교대 전환은 혈세 8100억 원 투입 당시 한국지임에 주장하는 내용과 완전히 상반된다. 1교대 전환하면 추후 2022년에 신차(CUV)가 생산된다고 하더라도 창원의 생산물량은 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부평공장에서 CUV 생산 능력이 있으므로 창원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덧붙여 CUV 엔진을 창원공장에서 생산하지 않는 것이기에 언제든지 군산공장처럼 폐쇄가 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정부가 8100억 원을 지원하면서 지엠과 합의한 내용을 공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대량해고에 반발하며 한국지엠 창원공장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대량해고에 반발하며 한국지엠 창원공장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 윤성효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정부가 8100억 원을 투입할 때 노동자 생존권 보장이 전제였는데, 1년도 안돼서 대량해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도 같은 입장이다. 지난 11일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간담회를 가진 창원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은 "사측은 1교대 전환과 노동강도 강화를 해야 내년 2월 신차가 지엠 본사에서 확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신차를 생산하겠다는 정부와의 약속을 지엠이 어기는 것"이라고 했다.

의원단은 "8100억 원 정부 지원은 한국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에 대해 지지엠이 책임질 것을 전제로 한 것일텐데, 1교대 전환과 비정규직 대량해고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1월 채택한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대량 해고 철회 촉구 결의안"을 통해, "지엠은 8100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내면서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지엠은 신차생산을 최종 결정하기 위해서는 1교대 전환과 노동 강도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비정규직 해고를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13일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작년 정부와의 합의는 거짓이었나? 만약 합의내용이 문제라면 정부는 즉각 합의내용을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며 "반대로 합의를 한국지엠이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라면 정부는 약속을 지키도록 감시감독을 하지 않은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영국 국회의원(창원성산)은 23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났다. 그런데 차라리 만나지 말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며 "8100억 원을 지원하고도 대량해고가 되는데 아무 것도 못하는 산업은행 관계자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교대제 변경 첫날인 23일에 이어 24일에도 일부 생산공정에 대해 회사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본관 앞에 천막 농성에 들어갔으며,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금속노조#산업은행#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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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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