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지난 30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국제대응을 이렇게 제안한 것이다.
복지부 차관 "국제적으로 WHO 권고와 다른 조치가..."
한국 정부의 방침도 최근까지 이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1일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중국 또는 후베이성에서 출국한 외국인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는 조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1일 오전 중앙사고본부 정례브리핑에서 "WHO의 권고와 다른 조치들이 국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라면서 다음처럼 말했다.
"이(입국 금지)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응을 파악하고 있으며, 방역상의 필요성, 위험에 대한 평가 등을 통해서 질병관리본부와 감염전문가 등이 의견을 수렴하여 앞으로 대응토록 하겠습니다."
국제사회 대응 변화에 따라 한국 정부의 태도도 변화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발언이다. 정부는 "미국과 일본은 중국 체류 외국인에 대해서 자국 입국을 금지하고, 이탈리아는 중국을 출발한 항공편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질의응답에서도 김 차관 등은 '입국 금지' 관련 질문에 대해 "우선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위험평가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논의하고 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아직까지는 이(입국 금지)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중국 출국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여부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사실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중국 이외 지역 입국자에 대해서도 입국이나 검역에 대한 특별한 절차를 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도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비용효과성 등을 같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체류 한국인 종사자에 대한 조치도 확대될 듯
정부는 이날 오전부터 중국을 다녀온 국내 시설 종사자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조치를 시작했다. 기존 중국 후베이성에서 입국한 이들에 한해 귀국 14일 이내에 취약시설인 산후조리원 등에 근무하는 것을 금지했던 조치를 중국 전역에서 입국한 자로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