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에서 해풍(海風)을 맞고 자란 경남 남해 '시금치'가 확실히 더 달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5일 경남 남해군과 (재)남해마늘연구소는 시금치 당도 연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지난해부터 3년 계획으로 전국 시금치 주산지 3곳에서 생산된 시금치를 분석했고, 올해가 두 번째다.
연구소는 남해를 비롯해 전국 3곳의 시금치 5종씩을 유사한 시기에 구입해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남해산 시금치의 당도는 11.4~13.8(평균 12.5) 브릭스(brix)로 나왔다. 다른 주산지 2곳 시금치의 경우 한 곳은 8.2~10.3(평균 9.4) 브릭스, 또다른 한 곳은 7.2~10.0(평균 8.5) 브릭스로 나왔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남해산 시금치의 당도가 월등히 높다"며 "이는 제주산 귤의 당도(10 브릭스 정도) 보다도 높다"고 했다.
남해를 비롯한 3곳 주산지의 시금치에 대해, 남해군은 "세 지역 모두 섬 또는 바다를 끼고 있어 자연환경은 대동소이하지만, 남해에서는 주로 사계절 품종을 노지에서 재배하는 데 반해 다른 두 곳은 텃밭이거나 시설재배되고 있어 외형이 남해산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남해군은 "산지마다 주로 재배되는 품종이나 재배 방식이 달라 그 생김이나 맛에도 차이가 있다"며 "쉽게 구분하기 힘들어 일반 소비자들은 산지를 보고 시금치를 구매하기보다는 깨끗이 단으로 묶어진 상태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경남지역 노지시금치 면적은 1275ha로 생산량은 1만 1995t이다고, 이중 남해군 시금치 파종면적은 958ha로 9429t을 생산해 경남 생산량의 78%를 담당하고 있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시금치에 대한 기초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토대로 남해산 시금치의 장점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지난해부터 해오고 있다.
농산물의 특성상 재배지역의 토양적 특성이나 해마다 변화되는 기후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고, 일 년 내내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에 3년여에 걸친 중장기 프로젝트로 구상하고, 시금치의 주요 성분들을 모두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소는 "전년도 연구 결과 남해산 시금치가 총당과 유리당의 함량이 타 지역산에 비해 높은 것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1회성 결과로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한 해를 더 기다려 올해 1월부터 산지별 시금치를 수집해 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그 결과 전년도와 동일하게 남해산 시금치에서 유리당 함량이 더 높게 검출되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이로써 남해산 시금치가 다른 지역산에 비해서 더 달다는 입소문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경규항 연구소 소장은 "주산지 세 곳의 시금치를 모두 먹어보면 남해산 시금치가 더 단맛이 강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분석 결과로도 확인됐다"고 했다.
경 소장은 "말로만이 아닌 과학적 분석 결과를 기초로 하는 이러한 결과들이 남해산 시금치의 부가가치와 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