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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내리는 가운데,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교회 측은 건물은 물론 홈페이지와 전화 운영도 모두 중단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교회 측은 건물은 물론 홈페이지와 전화 운영도 모두 중단했다. ⓒ 김보성

'안내 공지, 22일부터 모든 예배 집회 없음'

25일 오전, 굳게 닫힌 교회 정문 앞에 담임목사 명의의 메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나가는 버스와 차들 외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건물 폐쇄 사흘째.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부산 온천교회는 며칠 사이 23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주말부터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다.

교회 관계자는 아예 만날 수 없었다. 공식 전화에선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 멘트만 나왔다. 홈페이지도 초상권 보호를 위해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이날 비까지 내리자 온천교회 주변으로는 인적을 찾기 어려웠다. 이따금 만난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인근 주민인 A(36)씨와 겨우 말을 나눴다. 그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 주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지금 난리에요, 난리". 아침부터 가게 문을 연 B(40)씨도 푸념을 쏟아냈다. B씨는 "확진자가 저렇게 많이 나왔는데, 동네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다"며 "이게 끝이 아닐 것 같아서 더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온천교회는 부산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이어 한곳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때문에 집단감염 우려가 계속 나오지만 감염 경로와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처음에는 교회 감염자 중 '부산1번' 환자 C(19)씨에게 보건당국의 관심이 쏠렸다. 우한 교민인 아버지를 통한 감염을 의심했지만 1번 환자의 아버지는 수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후에도 확진자가 늘어나자 감염의 연결고리가 하나 등장했다. 상당수 확진자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온천교회 수련회에 하루 또는 이틀씩 참여했다는 것이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교회 측은 건물은 물론 홈페이지와 전화 운영도 모두 중단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교회 측은 건물은 물론 홈페이지와 전화 운영도 모두 중단했다. ⓒ 김보성
 
부산시는 이들 중 8명이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고, 나머지 14명은 아직 조사 중이다. 질본도 역학조사관을 24일 온천교회에 보내 확진자 동선과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온천교회의 '슈퍼 전파' 가능성이다. 수련회에 참석한 인원이 150여 명, 교회 신도는 1300여 명에 달한다. 현재 교회 측의 적극적 협조로 전수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협조를 받아 교회 신도 전체에게 구청이 연락했고, 환자 외엔 자가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며 "교회 측이 잘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브리핑에서 안병선 건강정책과 과장은 "온천교회 자체를 (감염의) 진원지로 보기는 어렵다. 시간상 전국보다 상당히 늦은 시기에 발생했다"며 "다른 곳에서 감염된 사람이 예배 등 집단생활을 하면서 영향을 줬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집단 발병으로 규모가 크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했다. 안 과장은 "감염의 크기를 예측하기 힘들다"며 "이른 시간 안에 확진자를 찾아 지역사회 감염전파를 막아내기 위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10시 확진자가 1명 더 추가됐다. 시는 부산 41번(27) 환자가 온천교회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지만 수련회 참가 여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코로나19#온천교회#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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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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