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잠복기는 대략 1~2주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4~5일 정도로 짧은 것으로 파악했다. 코로나19가 전염력이 높은 것은 이런 짧은 잠복기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일 오후 2시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잠복기 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저희가 노출시점이 명확한 분들을 분석했을 때는 잠복기가 4~5일 정도로 굉장히 짧습니다. 2주가 넘어가는 잠복기에 대한 보고사례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아직까지 14일을 기준으로 한 방역조치를 확대할 정도의 근거는 부족하다"라면서도 "더 정밀한 자료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짧은 잠복기와 연관된 놀랄 만한 감염력인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저희가 한 달 정도 역학조사와 환자의 발생양상을 보면서 가장 곤욕스러웠던 것은 감염력이 굉장히 높고 전파속도가 너무나 빠르다는 것"이라면서 "발병 첫날 본인도 주관적인 증상이 아주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전염력이나 바이러스 분비량이 상당히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첫날 노출된 분이 확진되기 전까지 증상이 점점 진행이 돼 스스로 의심해서 검사할 정도의 단계면 벌써 잠복기 3~4일이 지나서 2차 감염자가 생겼을 수 있는 그런 시기가 도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상인들은 그냥 앓고 지나가기도 하는데, 취약하신 분들에게 넘어가면 좀 더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면서 "조금의 증상이 있어도 자가 격리를 통해 학교나 직장에 안 가시는 것을 권고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발생 특성을 보면 종교행사 또는 일부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규모가 큰 유행이 발생하고, 가족(동거인)이나 지인 간의 소규모 전파가 일어나며, 사망 사례는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거나 신체 상태가 취약한 상태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특히 "증상이 경미한 발생 초기부터 전파가 일어나고, 닫힌 공간 내에서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 확산의 규모가 커진다"면서 "발열·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가급적 등교나 출근 등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종교행사 등 닫힌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는 곳은 피하고, 65세 이상의 어르신과 임산부, 만성질환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한편, 26일 오전 9시 현재까지 발생한 국내 확진환자 1146명 중 11명이 사망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의 치명률은 1%를 상회한다.
이와 관련 정 본부장은 "성인들의 대부분은 치명률이 상당히 낮지만 고령이거나 기저질환, 특히 투석을 하고 계신 분이라거나 당뇨나 심혈관질환 같은 그런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평균적인 치명률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유행이 정리가 되면서 정확한 수치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