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숲과나눔 이사장인 장재연 아주대 의대 명예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를 진단하는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대부분의 단체 활동이나 행사가 취소되는 것은 물론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심지어 국회까지 문을 닫고 법원에 휴정 권고가 내려졌다.
대통령이 직접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입법, 사법, 교육 등 핵심 기관들까지 비정상적인 상태가 됐다. 전시 상황에 처한 것과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천지와 청도대남병원 등 몇 곳에서의 집단 발병으로 확진자 숫자가 급증해서인지 밖으로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한국인 여행자들이 입국 제한 등 부당하고 국제적 관례에도 맞지 않는 무례한 격리 조치를 당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국민들이 우울과 슬픔 또는 분노 등의 복잡한 심정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루빨리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모든 국민들의 소망일 것이다. 그 소망은 어떻게 하면 이뤄질 수 있을까?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수많은 조치들이나 다양한 주장들 중에서 어떤 것이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어 다시 평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인지, 반면에 어떤 것들이 우리 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인지,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과잉 대응이 좋다는 주장도 있지만, 인류 역사를 보면 뭐든 과유불급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전력을 다해 막아야 하지만, 모든 상황을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훼손해야만 가능한 것일까? 좀 더 효과적인 대응책은 없는 것일까?
환자 수만 명 발생... 치료 경험 축적돼 질병 빨리 파악
우리나라 국민들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19(이하 코로나19)에 대한 심각한 혐오나 공포가 정당한 수준이고 합리적인 반응일까? 코로나19가 진짜로 그렇게 무서운 질병일까?
코로나19의 인체 감염으로 인한 질병 자체가 이번에 처음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질병에 대해 의학적 정보가 거의 없었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엄청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자극적인 영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큰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수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 지금은 그들을 치료하고 관찰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상세한 증상과 예후가 보고되고 있다.
미열과 피로 및 마른 기침이 주 증상이고 소수에게서 통증이나 코막힘, 콧물, 인후염 또는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80% 이상의 대다수 감염자들은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될 정도로 가벼운 증상으로 끝났다. 물론 일부 환자는 증상이 악화돼서 곤란을 겪고 질환자의 약 2~3%는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열이나 기침 그리고 호흡 곤란을 겪는 사람들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령자와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또는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그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병의 사망률은 초기에는 중증 환자만 확인이 가능하고 가벼운 증상의 환자들은 누락되기 마련이어서 높은 수치를 보이지만 추후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다. 중국에서의 코로나19의 사망률은 약 3%이지만 최초 발병 지역인 우환시가 속한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의 사망률은 0.9% 수준이고 우리나라에서는 0.6%다.
다른 감염병과 비교해 보면
전 세계에서 발병한 코로나19의 환자 수는 세계보건기구 발표로 3월 2일 현재 중국에서 8만 174명, 그 외 국가에서 8774명이고 사망자는 중국에서 2915명, 그 외 국가에서 128명이다. 3천 명 가까운 중국에서의 사망자 숫자 때문에 엄청난 피해 규모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인구 규모가 다른 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 보니 모든 숫자가 커서 하루 교통사고 사망자가 1천여 명에 달하는 국가다. 이런 비교를 하는 것이 학술적으로 불편하기는 하지만 분모는 제시하지 않고 단순 숫자만 제시하면서 크거나 많다고 강조하는 것 역시 객관적 평가가 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감염병 중에서 국가가 지정해서 관리하는 법정 감염병 환자 신고 건수가 2018년에 17만 명이었다. 최근 10여년 사이 가장 많은 감염병 환자가 발생했던 해는 2009년으로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만 70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2백 명을 넘었다. 지금도 해마다 결핵으로만 3만 명 전후의 환자가 신규로 발생하고 있고 약 2천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 결핵을 제외하고도 기타 법정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3백 명을 훨씬 넘는 수준이다.
코로나19의 경우 아직 발생 초기여서 앞으로 피해 규모가 훨씬 더 커질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발생 양상을 놓고 볼 때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입법, 사법, 교육, 행정을 비롯한 모든 사회 활동이 정지되거나 마비되어야 하고 멀쩡하게 외국에 신혼여행을 간 한국인들이 교도소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할 정도의 사태인지 의문이다. 오직 코로나19만 질병인 듯 환자 한 명이 다녀갔다고 대형병원의 응급실까지 폐쇄하는 조치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것일 수는 없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 아무리 중요한 과제라고 해도 그 병의 심각성과 규모를 놓고 볼 때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이나 신종 플루, 그리고 연간 사망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수많은 다른 종류의 감염병과 수많은 환자들이 겪고 있는 일반 질병과 응급사태는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듯 오직 코로나19에만 집착하는 사회 혼란과 공포는 지나친 것이라는 말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코로나19의 진원지였던 중국의 경우에는 2월 5일을 정점으로 급속도로 신규 환자 발생이 줄고 있다. 3월 2일 기준으로 중국 전체에서 하루 발생한 신규 환자는 206명이며 코로나19 최초 발생 지역인 후베이성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총 신규 환자는 3월 2일에는 불과 10명으로 감소했다. 또한 중국에서의 감염으로 인한 신규 환자는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발생하지 않은 지 여러 날이 됐다.
중국에서 대규모로 확산된 이후 전세계로 급격하게 퍼질 위험성이 매우 높았던 상황에서 중국 내 확산이 저지되고 덕분에 전세계로의 급속한 대규모 확산 역시 주춤해진 것은 천만다행이다.
물론 중국에서의 신규 환자 발생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앞으로 확산이 재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질병에 대한 많은 경험과 지식이 축적됐고 처음 예상보다는 증상이나 사망률이 낮은 것은 위안이 되는 요소이다.
지금 중요한 과제
코로나19가 처음 예상보다 증상이 약하고 중국에서의 확산이 어느 정도 저지됐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된다. 신종 감염병이고, 감염력 또한 높고, 그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보건기구나 각국이 필사적으로 국제적 확산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지금 현재 소규모라도 코로나19가 발생한 국가는 3월 4일 0시 현재 77개국이어서 언제라도 전 세계적 유행병(Pandemic)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의 코로나19 발생이 크게 준 반면에 한국, 이탈리아, 이란 등 몇몇 국가에서는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재확산 방지와 이들 국가들이 중국처럼 다른 국가에 코로나19를 전파시킬 수 있는 거점 국가가 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국제적으로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코로나19로부터 국제 사회를 지키는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처지
우리나라는 초기에 중국 방문자들을 잘 추적해서 환자가 확산되지 않게 만드는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검역망에 걸리지 않은 환자로 인한 특정 지역이나 단체에서의 감염이 대규모로 발생한 상황이다. 국제 사회에서는 대한민국이 중국에 이어 감염 진원지 국가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관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 신규 환자 급증을 빌미로 일부 국가가 한국을 입국 금지나 제약 대상으로 규제하는 것은 매우 온당하지 못한 처사이다. 한국은 적극적인 감염자 추적을 통해 몇몇 종교 단체 등 매우 위협적인 감염 클러스터를 찾아냈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지, 아직 일반 국민들 사이에 대규모로 유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 상황이기 때문이다.
8만 명 이상 환자가 발생했고 실제로 전 세계 30여 개 국가의 감염을 발생시킨 중국과 동일 선상에 놓거나 그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가하려고 하는 것은 국가 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매우 부당한 처사다.
세계 그 어떤 나라도 한국인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없었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세계 각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의 국제적인 감염이 입국한 외국인이 아니라 환자 발생국가에 방문했던 자국민들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외국인을 차별하고 규제하려는 태도를 지양하고, 해외 방문 자국민들을 잘 관리해야 하는 것이 국제적 확산을 막는 관건이며, 동시에 국제 사회의 안정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를 지켜야 한다.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 주장에 대해서
사태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초지일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외치는 사람들과 단체 그리고 언론사가 있다. 중국으로부터 입국하고 있는 중국인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면 그런 주장이 일말의 타당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6일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중국 국적의 코로나19 환자는 7명이지만 그중 3명은 우리나라 내부에서 감염된 사람들이고 단 4명만이 중국으로부터 입국한 경우였는데 이들로 인해 국내에서 감염된 환자는 전혀 없다. 국내 감염자들은 중국 우한 지역을 방문했던 우리나라 국민이 현지에서 감염된 이후에 국내에서 2차 감염의 원인이 돼서 지역사회에서 퍼진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중국에서의 신규 환자 발병이 후베이성 지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적은 상황인데 중국 입국 전면 중지를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마녀사냥에 불과하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굳이 역지사지란 말을 쓸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부터 국제 사회에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현재 일부 국가들이 시작한 한국인 입국 금지나 규제에 대해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항의를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입장이어야 한다. 그런데 뜬금없는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은 세계 다른 국가들이 한국인들에 대한 입국 금지를 합리화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의 방역이 실패하고 뚫린 것인가
코로나19와 같은 해외 유입 질병의 초기 방역은 여행자를 중심으로 하기 마련이다. 공항이나 항만 출입국에서 발열자를 확인하거나 아직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감염자들은 귀국 후 수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신고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2차 감염자를 파악하기 위해 감염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들을 찾아내 격리하고 검사를 진행한다. 이런 방식으로 2월 17일까지 30명의 환자를 찾아냈다. 이들 한 명 한 명의 환자가 파악이 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감염을 일으켰다면 수백,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것이기 때문에 대단한 예방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부의 해당 부서가 애를 써도 극소수 감염자라도 발병 후에 신고하지 않거나 또는 질병의 증상이 가벼워 무심코 지나쳐서 본의 아니게 타인을 감염시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은 누구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방역 당국의 실패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다. 일부 그런 경우가 발생하면 다시 환자와 주변 접촉자들을 찾아 격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확산을 막는 것이 초기 방역의 유일무이한 방법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월 17일까지 코로나19 감염여부를 검사한 숫자는 무려 8171명이었고 그중 환자가 30명이 확인됐다. 당시 검사 중이었던 408명을 제외하고 계산해 보면 99.6%가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 초기에는 검사법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장 감염 가능성이 높은 밀접 접촉자들을 우선 대상으로 해서 검사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99.6%가 음성이었다는 것은 확진 환자 주변을 과도할 정도로 광범위한 범위로 샅샅이 확인했다는 의미다. 미련할 정도로 자원을 낭비하는 과잉 대응이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무책임했다거나 불성실한 방역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방역은 원래 몇 단계로 방어막을 치고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1차 방어선이 무너지면 2차, 그 다음은 3차로 차례차례 확산과 피해를 막아나가야 한다. 그런데 어쩌다 1차 방어선에서의 예외적인 상황이 몇 건 발생했다고 전체 방역 시스템이 뚫렸다면서 비난을 일삼고 다른 시스템으로 바꾸라는 등 혼란을 일으키고 압력을 행사하는 짓을 하는 어설픈 자칭 전문가나 집단들이 있다.
외적과의 전투에서 성벽의 방어선의 대부분이 무너진 다음에는 성내 육탄전을 벌여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것이다. 앞으로 곧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대부분 성벽을 잘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적군이 한두 명 성 안으로 들어왔다고 성벽을 지키고 있는 모든 군사를 후퇴하고 성 안에서 육탄전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방역의 신뢰성을 손상시키며 혼란을 일으키는 행위다. 전쟁 중에는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방역의 지휘자들에게 신뢰를 보내고 호응해야 한다. 그들도 알 것 다 알고 수많은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메르스 때나 이번 코로나19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방역 당국을 비난하며 망발을 일삼는 일부 사이비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밤낮으로 고생하며 신종 감염병과의 힘겨운 전투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아군의 뒤통수를 치는 이적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신천지와 청도대남병원 등에서 수천여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집단적으로 확인되자 야당과 일부 의학 단체나 전문가들이 그동안의 정부 당국의 방역에 대해 실패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에 불과하다. 이들 집단에서 수천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기는 하지만, 그 집단의 특성과 환자를 범죄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상승 작용을 일으켜 환자들이 의료기관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오히려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는 환자 수천여 명의 감염 고리를 역학 조사 결과로 찾아낸 것은 방역의 빛나는 성과다. 며칠만 더 늦었더라면 이 수천여 명의 신규 환자로 인해 수만 수십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을 일이다. 이런 성과에 대해 방역이 뚫렸다는 비난을 하며 온갖 악담을 늘어놓는 악행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로서는 하기 어려운 행위다.
확산될 것인가, 막을 것인가
감염병은 사람이나 동물을 매개체로 전파된다. 신종 감염병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되고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해진 질병들이 많다. 감염병이 얼마나 확산되는가 하는 것은 질병 자체의 특성과 대책을 실행할 시점에서의 확산의 수준, 그리고 인간의 대응에 의해 결정된다.
역설적으로 감염병이 확산될 만큼 확산되면 오히려 감염의 확산과 신규 환자 발생은 급격히 줄어든다. 따라서 아무리 기세가 강한 감염병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쇠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확산을 방치하면 피해가 매우 커지기 때문에 피해를 줄이고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감염의 고리를 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생물학적 특성만을 놓고 볼 때는 전 세계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은 치명률이 높을수록 감염력은 낮고 반대로 치명률이 낮을수록 감염력은 높다. 코로나19는 상대적으로 감염력이 높은 호흡기 질환이고, 또한 감염자의 80%는 가벼운 증상만을 보이고 있어서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무런 불편감 없이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감염의 기회는 매우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자가 소수에 머물고 있을 때는 확산을 막기 용이하지만 감염자 숫자가 늘어날수록 확산을 막기는 어렵다. 코로나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이미 77개 국가에서 9만여 명이나 발생했기 때문에 대규모 유행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8만 명을 넘었는데도 강력한 대응책을 통해서 대규모 확산을 저지했다는 점에서 대유행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강행한 과격한 대책을 일반 국가가 실천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다른 국가가 사용하기 힘든 인권과 자유에 대한 억압적 정책이 실행됐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면 코로나19는 질병 특성과 이미 번진 상태만을 놓고 보면 세계적인 유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지만,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중국이 진정 국면으로 들어갔고,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는 각국의 강력한 노력 덕분에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확산의 조짐만 조기에 제어할 수 있다면 예상보다는 작은 규모로 끝날 가능성도 많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