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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숲과 나눔 이사장인 장재연 전 아주대 의대 명예교수(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를 진단하는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2일 오전 8시부터 서울 노원구 창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성인용 5천장, 유아용 5천장을 1인 5매 한정 선착순 판매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2일 오전 8시부터 서울 노원구 창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성인용 5천장, 유아용 5천장을 1인 5매 한정 선착순 판매했다. ⓒ 권우성
 
[이전기사] 코로나 공포 확산시키는 그 입 좀 다물라(http://omn.kr/1mr3u)

사실 무슨 대단하고 기발한 방법이나 특효약과 백신이 개발되기 전이라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무척이나 간단한 방법이다. 다만 사람들이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코로나19 역시 다른 호흡기 질환과 전파 기전이 별로 다르지 않다.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한 비말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손에 의해 입, 코, 눈 점막을 통해 전파되는 것이다. 따라서 손씻기와 기침 예절이라는 적절한 위생 조치만으로도 엄청난 예방효과가 있다.

그리고 질병에 걸린 것이 의심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지 않게 스스로 적절한 격리 조치와 타인에 대한 감염을 막기 위한 개인 조치를 취하면서 의료기관이나 보건 당국에 알리면 질병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이런 조치만 제대로 실천된다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정상적인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을 축소하는 등의 과도한 행위도 불필요하게 된다.

과잉 대응의 문제

감염병은 감염자의 신체적 고통만이 문제인 것이 아니다. 노동을 할 수 없어서 생기는 경제적인 문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 문제, 상호 혐오를 통해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 등이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과잉 반응과 대응으로 인해 감염병에 걸리지 않은 모든 사람들까지 정상적인 경제 활동과 사회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사태 초기에 극소수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확산을 막기 위한 과잉 대응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이미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을 때는 앞에서 이야기한 개인 위생 조치와 자체 격리 등의 방안을 최대한 발휘해야지, 무조건 환자가 지나간 모든 곳을 폐쇄하고 접촉자들을 격리시키며 각종 경제 사회활동을 중지시키는 것은 오히려 공포감만 조성하면서 사회적 피해를 최대화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환자들과 밀착 접촉한 사람들을 검사한 결과를 보면 양성률은 극도로 낮다. 가족이나 동일 병원 입원, 장기간의 공동 여행 또는 특정 종교 활동 등을 통해 같이 식사를 하는 정도의 매우 가까운 접촉자나 직접적 접촉이 이뤄지는 의료인들이 주로 감염됐을 뿐이다.

환자와 동일 장소에 있었다는 정도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동안의 방역 결과 확인되기 때문에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반 공공장소에서조차 과도한 두려움을 갖는 것은 매우 지나친 우려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모든 행사나 많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중지시키는 것은 지나치다. 이런 과잉 대응으로 인한 피해는 특히 저소득층, 자영업 등에게 더 심각하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19를 핑계로 각종 의료봉사와 급식 제공 등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까지 중단되고, 환자 한 명이 다녀갔다고 응급실까지 폐쇄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거의 사회적 자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과잉 대응이다. 감염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 이런 심각한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인데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우리 모두 이 점을 심각하게 재고해 보아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나 질병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그로 인해 찍힐 낙인이 더 공포의 대상이 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의 과도한 공포 확산 보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공포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공포는 혐오를 부추기고 비정상적 행동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과도한 공포는 진정시켜야지 더 부추겨서는 안 된다. 공포를 줄이려면 시민들의 합리적 판단을 돕는 언론의 참된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일부 언론은 공포를 조장하는 뉴스만을 마치 올림픽 경기 중계하듯이 경쟁적으로 그리고 선정적으로 내보낸다.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무슨 게임처럼 즐기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언론의 역할을 되돌아 봤으면 좋겠다.

감염병을 치료하는 의료진은 가장 높은 단계의 보호구를 착용한다. 감염되면 치료를 담당할 중요한 인력을 잃고, 이들을 통해 다수의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보호구는 질병의 위험 수준 때문이라기보다는 의료 행위의 특성상 필요한 조치라는 사실을 언론은 오해하지 않도록 보도해야 한다. 

또한 80%가 넘는 코로나19 환자는 매우 가벼운 증상을 느끼는 정도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은 높은 수준의 보호구를 입은 의료진이 응급차에 실려 온 중환자를 이동시키는 등의 매우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내보낸다.

또한 언론은 감염 확진자 주변을 샅샅이 훑어서 모든 접촉자와 머물렀던 장소가 극히 위험한 것처럼 보도한다. 검사 결과를 보면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감염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방역 당국은 실제로는 별로 효과가 없는 소독을 하고 장소를 폐쇄까지 한다. 

이런 광경을 보면 마치 대한민국 전 국토가 몹쓸 바이러스에 오염이 돼 살 곳이 못 되는 곳 같다. 온 국민이 멀쩡한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고 있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급격하게 늘어난 데는 이런 보도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무용지물 마스크

거의 모든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1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정부나 언론도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다. 마스크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중국에 마스크를 수출했다고 강력한 비난을 하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내려졌다. 결국 3일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까지 이르렀다.

불안감이 심해지면 자신이 뭔가라도 해야 다소나마 안심이 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한 행동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고 자원 낭비로 감염병 방역의 어려운 상황을 더 어렵게 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나 전문가들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착용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는 사람은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사람과 기침 및 발열과 같은 증상이 있는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에게만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그것도 마스크 착용만으로는 감염을 막을 수 없고 손씻기, 기침예절, 1m 이상 거리두기 등과 병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감염자나 감염 의심자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가족이나 의료진에게만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다. 동시에 마스크 탈착과 마스크 처리에 대해서도 엄격한 지침을 제시한다.

체액을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숨을 통해 배출된다 해도 생존하지 못하고 곧바로 사멸한다. 그러나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 안이 체액으로 오염되고 습도가 높기 때문에 바이러스 생존과 오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면 더 자주 손으로 입이나 코 부분을 만지게 된다.

따라서 마스크 착용은 오히려 감염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사용하고 난 마스크가 오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폐기물인 것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마스크 착용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며 나는 환자이니 나로부터 떨어져 있어 달라는 표현이다. 이와 같은 의학적 사실에 입각해서 보면 아무런 증상이 없는 모든 국민들이 환자와 접촉 가능성이 제로인 길거리, 심지어는 쾌적한 공원에서 혼자 걸을 때조차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은 도저히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현상이다. 미세먼지 국면에서 시작된 마스크 착용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심리적 효과만이 있을 뿐이다.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래서 정작 마스크가 필요한 의료진이나 감염자가 창궐한 지역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곤란을 겪어도 그런 곳에 마스크를 보내는 행위를 비난하고 중단시키는 언행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도주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창피한 모습이다.

다른 모든 지침은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잘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 방역 당국이나 전문가들조차 마스크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완전히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는 것은 미스터리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코로나19#과잉대응#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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