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여당과 시민사회의 요구에 대해 재차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재원 마련이 쉽지 않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세균 국무총리 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처한 상황이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그런 (재난기본소득) 제안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웨덴이나 스위스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한 것 같다"며 "우리의 경우도 재정여건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찬성하기 쉽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는 어렵다면 직접 타격을 입은 계층에 대해서라도 기본소득 지원을 해야한다'는 지적에도 고개를 저었다. 정 총리는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가서 당장 실천이 어렵다"라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들어간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지급이 그 제도와 맥을 같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재난기본소득, 저로서는 선택 어려운 옵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홍 부총리는 "재난기본소득의 효과는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정부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 저로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옵션"이라며 "재정 건전성과 재원 (마련)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대로 1인당 50만원에서 100만원씩 주게 되면 25조원에서 50조원의 돈이 들어가야 한다"라며 "고소득층에도 동일하게 지원하는 게 맞는지 형평성 문제도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번 추경에 담긴 소비쿠폰과 돌봄쿠폰의 규모가 2조4000억원"이라며 "어떻게 보면 이게 어려운 계층을 위한 맞춤형 재난지원 소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소비 쿠폰으로 지급되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의 유효기간이 5년이라서 단기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홍 부총리는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법에 정해져 있어서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라며 "상품권을 지급하면서 가능한 한 6개월 이내에 소비해 달라는 설명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