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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척 마달 진입로에서 바라본 삼척시내
삼척 마달 진입로에서 바라본 삼척시내 ⓒ 최승태
 
연말을 맞아 송년 분위기로 떠들썩하던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에서 원인불명의 폐럼환자 27명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한국에 알려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원인불명의 폐렴'이 한국을 극도의 혼란으로 몰아갈 줄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1월 9일 중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뒤에야 이 원인불명의 폐렴은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일명 '우한폐렴'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10일 후인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하고 국내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리를 시작했다.

1월 27일 중국이 코로나19 진원지로 밝혀진 우한 봉쇄령을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질병관리본부는 위기 경보를 '경계'로 격상하고 본격적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했다.

2월 19일 국내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대구 신천지예수교회 신도 '31번 환자'와 접촉한 이들이 무더기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국내의 확진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23일 국내 확진자가 600명 이상으로 늘고 사망자가 5명 발생하자 정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상향조정하고 전 국민에게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했다.

삼척, 발등에 불 떨어지다

2월 22일 대구와는 시·공간상 거리가 있어 다소 안심하고 있던 삼척이 대공황에 빠졌다. 대구에 사는 선배를 만나고 온 A씨가 검체채취 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강릉의료원 음압병동으로 긴급이송된 사실이 지역에 알려졌다.

삼척시는 급히 확진자와 같이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과 가족, 그리고 이들이 다녀간 동선을 따라 접촉자들을 검사하는 한편 해당 시설에 대한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바이러스 잠복기간 이후 발생할지 모르는 2차 감염에 대비해 삼척의료원에 환자 수용준비를 서둘렀다. 이와 함께 제23사단에 협조를 요청해 삼척 주요 도로에 대한 소독을 실시했다.

그러나 삼척에 확진자 발생 사실이 알려지고 동선이 파악되면서 삼척의 경제는 급격하게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들이 다녀간 식당과 편의시설, PC방, 당구장은 손님들의 항의로 마비될 지경이었고 결국 방역소독과 함께 일주일 간의 임시휴업을 해야만 했다.

지역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각급 기관·단체들은 행사를 취소했고 많은 봉사단체들은 자체 방역팀을 구성해 주요 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소독에 나섰다.

신종 바이러스라는 코로나19 특성상 특별한 예방방법이 없이 감염에 대응하는 방법은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뿐이었다. 마스크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생기자 마스크 구입을 위한 대란이 일어났고 정부는 '공적 마스크 공급'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내놓았지만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시민들이 나서다

곤두박질 치는 경제로 상인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자 삼척에서는 '착한 임대료 운동'이 시작됐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임대료 조차 내기 힘든 가게가 생기자 건물주들은 "임차인이 있어야 임대인도 먹고 산다"며 임대료를 아예 면제하거나 일정 부분 감액해주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곧 지역으로 확산되어 "착한 건물주" 운동으로 확대됐다.

또한, 공적 마스크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자 시민들이 나서서 마스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원격지에 사는 주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그 대상은 전 시민으로 확대됐다. 지난 9일까지 제작된 7만장의 마스크가 1차 배부된데 이어 13일에는 추가 제작된 7천매가 관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무료 배부됐다. 삼척시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면 마스크 제작을 이어갈 예정이다.

17일 현재 삼척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입원중이거나 자가격리 중인 사람은 단 1명도 없다. 지난달 22일 확진자 판정을 받아 입원했던 A씨가 4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고 A씨 일행과 접촉했던 가족과 친구, 동선상의 접촉자 모두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또한 강릉에서 확진자 판정을 받고 삼척의료원으로 이송됐던 4명 모두 완치되어 퇴원했다.

삼척시 보건관계자는 "지역 내 코로나19와 관련됐던 모든 사람들이 음성판정을 받고 격리해제되어 일상으로 복귀한 만큼 코로나19는 일단 진정국면으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모든 행정력을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삼척시#확진자#면마스크#자가격리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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