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2주여 앞둔 30일, 또 다시 '조국 사태'가 소환됐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시민당) 소속 신현영 후보(1번)가 지난해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입시 특혜를 비판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지지층 내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것.
조국 사태 비판하면 자격 없다?
시민당은 곧바로 해명 자료를 냈다. '조국을 저격한 바 없다'는 읍소였다. 정필모 시민당 수석대변인은 "언론에 드러난 것만 보면 누구나 박탈감을 느낄 상황이었지만, 신 후보는 섣불리 단정짓지 않고 신중하게 많은 단서를 달았다"면서 "논문 문제를 섣불린 특혜로 규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적극 반박했다. 시민당은 신 후보가 해당 방송에서 발언한 내용 전문도 첨부했다.
시민당의 경쟁 정당인 열린민주당이 '친조국'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시민당의 입장에서 '조국 프레임'은 결코 달가운 이슈가 아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은 곧 당내 강성 지지층의 표 분산을 불러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 후보가 '조국 사태'를 바라본 시각은 당시 학계의 일반적인 비판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 계급적 대물림을 통한 교육 수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후보는 당시 방송에서 "특혜를 받는 좋은 집안의 전형적인 케이스로, 이 분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제대로 드러났고, 그러면서 두들겨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를 구조 개혁의 관점에서 해석한 후보는 열린민주당에도 있다. 평교사 출신으로 혁신 교육 전문가인 강민정 후보(3번)는 지난해 10월 징검다리교육공동체 홈페이지에 '조국의 시간 그 후'라는 제목으로 올린 칼럼에서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특권이 사라져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문제 해결의 구조적 접근을 요구했다.
'공정' 민감한 20대 무당층... '조국 프레임' 역효과
강 후보는 당시 글에서 "조국 사태로 우리는 적극적 불법이나 탈법이 아니어도, 차별과 배제가 용인되는 교육 시스템 문제를 확인했다"며 "지금은 검찰 개혁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개혁된 검찰 시스템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도 교육 개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전 장관의 딸 문제는 문제의식이 더 철저했다면 좋았겠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처음 도입되던 시기에 다반사로 일어나던 문제라 오직 그 사안만 갖고 공격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초기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던 당시 제도의 불완정성이 있었고,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시적으로 특정인의 문제만 집중해서 보는 게 아니라, 입시 문제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자매정당 격인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둘러싸고 '조국 사태'를 고리로 지지층의 분산이 거듭될 경우, 20대를 중심으로한 무당층이 더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입장을 뚜렷하게 내세우지 못했던 조국 문제의 경우, (조국 수호를 언급하는) 열린민주당이 이를 보완하며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면서 "다만 투표 열기가 어느 때보다 식어있고 (공정성 문제에 민감한) 20대의 경우 특히 무당층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