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달서구갑에 출마한 홍석준(53) 미래통합당 후보가 대구시에 근무할 당시 시가 지원한 업체의 주식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일반적인 주식거래였다"며 "상장 후 취득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무소속 곽대훈 후보 측은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의 공직자가 주식을 보유한 것 자체가 비도덕적"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사회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탈법은 아니지만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후보자 재산공개내역에 따르면 홍 후보는 예금과 적금, 부동산 등 본인 13억8300여만 원과 부인 21억1800여만 원 등 모두36억7150만7000원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홍 후보는 자신의 재산 중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12종목 1억5600여만 원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도 비상장주식 2종목 493만 원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 경제부서에서 주로 근무한 홍 후보가 지난 2017년 미래산업추진본부장으로 있을 당시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된 ㈜씨아이에스의 주식 8436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취득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홍 후보는 2006년 대구시 산업지원기계금속과장, 2007년 신기술산업본부 메카트로닉스팀장, 2011년 의료산업팀장, 2013년7월~2014년 8월까지 창조과학산업국장을 지냈다. 창조과학산업국은 스타기업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소관부서다.
그는 2014년 9월부터 첨단의료산업국장을 지냈고 2017년에는 미래산업추진본부장, 2019년 경제국장을 끝으로 올해 1월 16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홍 후보, 경제국장 재직 시절 지역 스타기업 주식 취득 의혹
홍 후보는 자신이 미래산업추진본부장으로 있던 지난 2017년 3월경 씨아이에스의 주식을 매입했다. 홍 후보가 당시 근무했던 미래산업추진본부는 의료, 신재생에너지, 미래형자동차, 물클러스터 등 신산업 관련 부서다. 2차전지 생산업체인 씨아이에스도 미래산업추진본부와 관련이 있다.
그는 2017년 3월 21일 지역 스타트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수성구 라온제나호텔에서 열린 '제4회 달구벌 엔젤투자마트'에서 대구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 자격으로 참석해 씨아이에스 대표 등과 만나기도 했다.
홍 후보가 코스닥에 우회상장한 직후인 3월에 회사 대표를 만나고 주식에 투자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당시에는 매출액이 200억 원도 되지 않아 회사의 비전을 알 수 없는 상태였다.
홍 후보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씨아이에스는 2차전지 생산 전문업체로 2010년 6월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되고 2016년 대구시 '스타기업100'에 선정됐다. 대구시는 스타기업에 선정되면 기업홍보와 사업컨설팅, 지역우수인재 채용, 정책자금 등을 지원한다.
씨아이에스는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된 후 급상승했다. 2017년 1월 코스닥에 상장하고 중소기업청에서 선정한 '월드클래스 300'에도 선정됐다. 또 2019년 대구시 고용친화대표기업에도 선정됐다.
씨아이에스는 2017년 261억 원이던 연매출액이 2018년에는 435억 원, 2019년에는 1005억 원으로 매출이 급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2017년 75억 손실, 2018년 83억 원 손실을 봤지만 2019년에는 111억 원의 수익을 냈다.
홍석준 "일반적인 주식거래, 상장 후 취득한 것"
주식 매입 의혹에 대해 홍석준 후보는 "일반적인 주식거래였고 상장 후 취득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당시 한 주당 금액은 이천 몇 백 원 정도인 것으로 기억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주식 거래할 때 기업평가를 보고 사는데 나름대로 전망이 괜찮을 것 같아 매입한 것일 뿐 내부거래 같은 아무런 의혹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구시의 한 공무원은 "미래산업추진본부장 시절 그 회사의 주식을 취득했다면 누구보다도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공직자라면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데 왜 그 회사 주식을 취득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 경실련) 사무처장은 "기업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대구시가 기업의 경영상 비밀이라며 예산을 얼마나 지원했는지 비공개로 한다"며 "이해관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주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도 "그 지위에서 알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사적인 이익을 노린 투자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해충돌 여지가 있어 후보자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대훈 "주식 매매한 시점과 거래량 정확히 밝혀라" 요구
홍 후보의 씨아이에스 주식보유에 대해 곽대훈 무소속 후보는 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스타기업100 선정, 청년창업펀드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공직자가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비도덕적"이라며 "공적으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곽 후보는 또 "(홍 후보가) 지난해 5월 22일 씨아이에스 제2공장 준공식에 참여했고 경제국장 자격으로 갔는지, 주주의 자격으로 갔는지 의심스럽다"며 "씨아이에스 주식을 매매한 시점과 거래량을 정확히 밝혀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홍 후보의 재산 형성에 대해서도 밝히라"며 "36억7000만 원은 정상적인 24년 공직생활을 통해 모을 수 있는 재산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혹에 솔직한 해명을 요구하는 대구 시민들을 향해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관련 SNS를 삭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혁신처는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경우 공무수행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백지신탁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구시 3급 공무원인 홍 후보는 당시 해당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