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성산' 국회의원선거 범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석영철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6일) 전 단일화를 시도하다 무산된 뒤, 다시 사전투표(10~11일) 이전까지 하기 위해 다시 시도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7일 지역 원로‧시민사회인사들은 다음날인 8일 나올 예정인 창원KBS와 경남MBC의 여론조사를 합산해 앞서는 후보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조건 없이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 이흥석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접는다"고 밝혔다. 민중당 석영철 후보는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정치적 결단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시민사회인사모임 "두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합산 방식" 권고
허성학‧배진구 신부(천주교), 공명탁‧이철승 목사(기독교), 강문성 원로교무(원불교)와 김영만‧하원오‧정동화‧신석규‧이경희‧김윤자‧김은겸(시민사회)씨. 박미혜 변호사. 안승욱 교수로 구성된 '민주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한 창원시민사회인사모임'은 7일 오전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을 적폐세력에게 주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단일화를 권고했다.
시민사회인사모임은 "범진보후보 단일화 열망과는 다르게 투표용지 인쇄 기한을 넘기면서까지 단일화에 대한 진척이 전혀 보이지 않아, 지역민주 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해 더 이상 손을 놓고 볼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하였다"고 했다.
이들은 "물리적으로 후보들 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반드시 4월 10일 사전투표 이전에 단일화가 이루어져야만이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 시민사회인사모임은 "4월 6~8일 사이에 발표되는 창원KBS, 경남MBC의 여론조사 결과 발표치를 가지고 가장 높은 지지도(당선 가능성이 아님)를 받은 후보자로 단일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은 "창원KBS, 경남MBC 두 언론사만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서 평균치를 가지고 가장 높은 지지도로 단일화 후보로 결정하고, 3명 후보들 간 지지도가 오차범위 안의 박빙이라 해도 두 언론사의 결과를 합산한 평균치를 적용하며, 0.1%라도 높게 나온 후보로 결정"하자고 한 것이다.
시민사회인사모임은 이날 오전 3명의 후보 선거사무소에 팩스를 보내기도 했다.
이흥석 "단일화 협상 접는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이흥석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협상을 접는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6일 오후 '정의당과 민중당 후보는 악의적인 언론보도와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지 말고 사전투표 전까지 3자 단일화를 할 의지가 정말 있다면 당장이라도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촉구했으나 어느 쪽도 응답이 없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안타깝지만 이제 단일화 협상을 접고자 한다. 아울러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무산에 대한 책임은 정의당에 있음을 명백히 해둔다. 이제 남은 방법은 각 후보들의 정치적인 결단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시민사회인사모임에서 제안한 단일화 방식에 대해, 이 후보는 "방안 제시가 너무 늦은 감이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이미 발표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더라도, 표본수, 응답률, 응답자에 적용된 연령별 가중치 등을 검토해 본 결과 신뢰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제 앞만 보고 나아갈 것이며, 최선을 다해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고, 당당하게 창원성산구민들의 심판을 받고자 한다"며 "끝까지 완주하는 민주당 후보를 염원하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받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제 국회의원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창원시민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으로 적폐세력의 당선을 막아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단일화 무산이냐"는 질문에 이흥석 후보는 "이후 단일화 문제는 정치적 결단 밖에 없다"고 했다.
여영국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
여영국 후보는 이날 오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사회인사모임의 권고에 대해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했다.
여 후보는 "보수 텃밭에서 진보정치 1번지 창원 성산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눈앞의 이익으로 분열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 앞에 단결하고 힘을 모아 주신 지역의 수많은 시민사회 인사들과 노동자들의 분투 덕분이었다"고 했다.
여 후보는 "이대로는 적폐청산은 고사하고 진보정치 1번지를 통째로 적폐세력에게 넘기게 될 위기 상황이며 노동계 출신 3명의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현장노동자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했다.
여영국 후보는 "창원 성산 지역에서 2016년, 2019년 두 차례 진행된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화 방식(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또는 안심번호를 통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 후보는 "현재 현실적인 방안으로 제안하신 금명간 발표될 창원KBS, MBC경남 두 언론사만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평균치가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은 후보를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결정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여 후보는 "이흥석 후보와 석영철 후보도 조건 없이 창원지역 시민사회 원로들과 노동계의 호소에 동참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석영철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
석영철 후보는 이날 오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에서 단일화가 무산되었다고 선언했다.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석 후보는 "민중당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하면 단일화된 정당과 협의를 통해 정치적 결단의 방식으로 진보민주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다"고 했다.
이어 "그것은 이번 총선이 촛불의 요구를 실현하는 선거, 적폐세력 청산을 통해 사회대개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며 "그런 이유로 민중당은 성산구 노동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요청하였고, 앞장서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석영철 후보는 "단일화가 어려움에 빠져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적폐청산을 바라는 성산구민에게 죄송할 따름"이라며 "다시 한번 민주당과 정의당의 진지한 노력을 촉구하며 민중당은 마지막 순간까지 적폐청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흥석, 여영국, 석영철 후보는 민주노총 출신이다.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에서는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가 이들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