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대구경북(TK)을 한 번도 찾지 않아 "TK 홀대"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통합당 대구시당 선대위는 통합당 지도부에 수성갑과 수성을 선거구 지원유세를 요청했다. 수성갑에는 4선 현역의원인 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맞붙고, 수성을에는 이인선 통합당 후보가 전 자유한국당 대표인 홍준표 무소속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김종인 선대위 총괄위원장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TK 지역을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같은 영남권인 부산에는 지난 4일 김종인 총괄위원장이 방문해 대규모 지원 유세를 벌인 바 있다.
대구 지원 유세 계획이 없었던 건 아니다. 통합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김종인 위원장은 오는 14일 대구를 찾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13일 오후로 한 차례 일정을 변경했다가 아예 취소했다. 13일 김 위원장은 대전을 찾았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당초에는 대구에 오기로 했는데 수도권의 판세가 불리해지면서 오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통합당의 대구 기피에는 혹여 대구를 방문했다가 다른 지역 선거운동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대구 방문 후에는 14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후보들이 앞서나가고 있어 지원유세를 하지 않아도 당락에는 영향이 없을 거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민주당 지도부, TK 지원... "코로나 핑계로 푸대접"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3일 대구와 경북을 찾아 후보들을 격려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13일 포항과 구미, 안동을 방문해 막바지 지원유세에 나섰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대구와 경북을 찾아 후보들과 함께 유세에 나서는 등 힘을 실었다.
이처럼 통합당 지도부가 TK를 찾지 않자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에 표심이 쏠리면서 푸대접을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TK가 변방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대구 정치권에서는 "미래통합당이 대구경북 지역을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공천도 막장으로 하더니 이미 이긴 선거라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TK지역에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부르짖고 있는데 지도부는 코로나19를 핑계로 푸대접을 하는 것 같다"며 "TK민심은 싸늘하다 못해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 통합당 지지자도 "잘못된 공천이라고 비판해도 아무런 사과도 없더니 이제는 무조건 찍으라는 오만한 모습까지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통합당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분노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