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서버를 아무리 확충해도 온라인 클래스 출입문이 너무 작아 로그인이 안 되어 온라인 학급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태다."
교육정보화사업에 밝은 전문가들은 원격수업 학습사이트의 잦은 먹통 사태에 대해 이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는 16일 2차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둔 14일,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가 심각한 로그인 지연 현상 또는 먹통 현상을 겪고 있는 원인은 '로그인 병목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의 기술적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온라인 개학 시차등교를 교육부에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개학 혼란에 대비해 이른바 '플랜B'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병목현상 해결 위해 '온라인 시차등교' 건의
14일 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로그인 서버를 확충하고 있지만 (로그인 할 학생들이) 방대한 상황"이라면서 "16일 초중고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로그인 시간을 분산하는 방안을 이미 교육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16일 온라인 개학에는 초등 4~6학년, 중고교 1~2학년 학생 모두 312만7015명이 합세한다. 기존 중고교 3학년 학생까지 합하면 같은 날 400만여 명의 학생이 원격수업 사이트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시도교육청의 경우 이날부터 교사들을 상대로 온라인 시차등교에 대한 긴급 조사에 나섰다. 한 교육청 조사자료를 보면 초중고 학생이 오전 8시부터 학년별로 10~30분의 시차를 두고 접속하는 방안을 교사들에게 묻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3일 "총선 투표소 설치학교는 방역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16일 오후 1시부터 수업을 시작하도록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투표소가 설치된 학교는 전체 학교의 절반가량인 6394곳이다. 2차 온라인 개학 첫날, 방역 시간도 확보하고 온라인 시차등교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14일 교육부는 초등학교는 e학습터 이용을 권장하고, 중학교는 EBS 온라인 클래스로 분산 사용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먹통 사태를 빚고 있는 두 사이트의 접속 장애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날 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원격수업 학습관리사이트인 e학습터에 개설된 학급방은 모두 23만 개이고, 소속 학생으로 환산하면 254만 명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산하기관의 시차등교 건의와 전문가들의 온라인 개학 먹통 경고를 듣고서도 14일 오후까지 '플랜B'를 내놓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16일 온라인 개학 뒤 커다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를 여러차례 내놓고 있다.
이번 온라인 개학 정책에도 깊이 관여한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 회장(서울 계성초 교사)은 "오늘도 원격수업 사이트가 다운 됐는데, 16일 이후에는 감당이 안 될 수 있다"면서 "로그인 시차를 둬 로그인 서버가 견딜 수 있도록 하고 과제물 제출 등은 학교홈페이지, 카카오톡, 밴드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2, 3차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