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슈퍼 전파자' 1명에 의한 전파가 아니라 다수에 의한 산발적인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방역당국이 추정하고 있다. 전염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만 15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돼 방역당국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9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는 단일한 공통 감염원이나 초발환자 1명에 의한 전파라기보다는 산발적인, 또는 별도의 연결고리들이 있는 상황일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는 "초발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날인 지난 2일에 함께 증상이 나타난 사례들도 있고, 지난 5일 이후 발생한 환자들 중에서도 초발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날 노출돼 증상이 나타난 경우 등도 있기 때문"이라며 "용인 초발환자 외 다른 연결고리들이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2일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하면서 주춤했던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는데, 전파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4월 29일~5월 6일 이태원 클럽 방문자는 신고해야
이날 방대본은 이태원 클럽 관련 8명(군인 1명 포함), 지역사회 감염 4명(가족 2명, 지인 2명)이 추가로 확진돼 오전 9시 기준 총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9일 0시 기준으로는 신규 확진자가 18명이었는데, 이에 비해 9명 더 늘어난 것이다.
확진자 27명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 13명, 경기 7명, 인천 5명, 충북 1명, 부산 1명이다. 또 이 가운데 4명은 외국인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방영당국의 설명이다.
더불어 방대본은 용인 확진자가 이태원에서 접촉한 사람의 수가 15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아날 오전 8시 30분 현재 종업원 73명, 방문자 1521명으로 파악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이 가운데 외국인은 28명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좀 더 정밀한 확인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지난 4월 29일 오후 10시부터 지난 6일 새벽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한 사람은 자택에 머무르면서 보건소나 1339에 방문사실을 신고하고, 조치사항에 따라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시,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
권 부본부장은 "전파의 연결고리가 별개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일대에서 유흥시설이 문을 연 날짜인 4월 29일부터 환자 발생 등을 고려한 5월 6일로 날짜의 범위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앞에 누구도 예외는 없다"며 "방역당국에서는 역학조사에서 모두 구별하지 못한 지역사회 감염 노출자를 자발적 협조로 찾기 위해 오로지 방역 목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다시 한번 자발적인 참여·신고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시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클럽·감성주점·콜라텍·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해당 시설들은 영업을 중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단 몇 사람 때문에 공든 탑이 무너진 것에 대해 시민들의 허탈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그래서 서울시는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강제 조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