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전망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는 20일(현지시각) 인페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북한 입장에서 의미가 없는 미국과의 대화는 최소한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postponed)"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입장을 바꿨다"라며 "원래는 단계별 비핵화에 따른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이제는 미국이 영구적으로 대북 적대 정책을 버리고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1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거론하며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과 제재는 영구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객관적 현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당시 담화에서 "북미 대화가 다시 성사되려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 사항을 완전히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하지만 미국이 그럴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지난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새로운 정치 노선의 핵심은 당분간 내정에 집중하면서 2018년 이전까지 유지했던 민간경제 발전과 국방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노선'(parallel)으로 회귀한다는 것 보여준다"라고 풀이했다.
이어 "러시아로서는 북미 대화가 중단된 것이 만족스럽지 않다"라며 "언젠가 대화가 다시 열린다면 두 나라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없다는 북한 발표 신뢰해"
또한 북한이 대미 강경파로 꼽히는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임명한 것이 북미 대화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북한의 외무상은 한 번도 대미 협상에서 주목받은 적이 없다"라며 "미국과의 핵 협상 권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에게 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어떤 나라보다 신속하고 강력한 코로나19 방역에 나섰다"며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신뢰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제재로 인해 북한의 의료장비 수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러시아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러시아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잘 준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근거로 모든 유엔 회원국이 자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를 2019년 말까지 전원 송환할 것을 통보한 바 있다.